투신운용사·증권등 금융소그룹 구성목표

한국종금의 투자은행 전환을 위한 행보의 특징 중 하나는 서둘지 않는다는 것. 현재까지 종금업계의 미래상에 대한 밑그림이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국이 추진하는 투자은행 전환의 핵심은 금융소그룹 구성에 모아진다. 하반기에 자본금 1백억원의 투신운용사 설립을 계획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양한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금융백화점을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인 셈이다. 이미 전문 펀드매니저 한명을 영입해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설립이 완료되면 고유업무인 수익증권 운용업무외에 뮤추얼펀드, 투자자문업등 입맛에 맞는 다양한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김인주 한국종금 사장은 “펀드매니저들의 영업이 완료되면 준비단계로 자체 내부펀드를 구성, 인 하우스에서의 검증작업을 거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공식 출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국증권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금융소그룹을 구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당국의 방침이 증권과 종금사의 합병을 통한 투자은행으로 결론이 날 경우를 대비한 준비작업인 셈이다.

물론 한국적 정서에서 적대적M&A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종금의 경영능력에 대한 반증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22.86%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증권과의 합병 가능성은 낮아지게 되지만 현재까지는 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조합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종금의 강점은 다양한 금융계의 인맥.

상업과 한일은행이 합쳐 탄생한 국내 최대 은행인 한빛은행의 김진만행장과 이수길부행장이 모두 한국종금 출신이다.

최근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약방의 감초처럼 세간의 입에 오르 내리는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오호근위원장도 이곳 시장 출신이다. 금융계 뿐만이 아니다.

기업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이경훈(주)대우회장, 이희정 진로건설 부회장도 한국종금 창립멤버다.

이 곳 출신들은 비단 국내 금융계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 증권, 컨설팅사 혹은 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찌감치 한국종금만의 선진 경영방식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M&A업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국종금은 지난해 영국의 최대 통신회사인 브리티시텔레콤으로부터 국내 통신업계 투자를 의뢰받아 지난해말 LG텔레콤 출자를 성사 시켰다. 출자규모만 2억3천만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5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금융기관이 성사시킨 단일 M&A규모로는 현재까지 최대규모로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M&A팀을 발족한 이후 현재까지 성공시킨 기업인수, 투자유치중 중개건수만 15건에 달한다.

한국종금은 투자은행 전환을 놓고 타종금사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급할 것이 없다는 것. 정부의 방침이 확실히 서고 난 다음 준비를 해도 늦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종금 내부를 들여다보면 느긋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조직개편도 완료했고 성과급제 도입등 선진적인 연봉제도 성공리에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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