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비해 고금리 내세워 개별접촉 추진

내달부터 쏟아지는 포항제철 중간정산 퇴직금을 놓고 은행권의 유치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상호신용금고업계에서도 고금리를 바탕으로 유치경쟁에 참여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은 내달 15일 서울에서 3천억원, 포항에서 5천여억원 등 모두 8천억원의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신용금고들도 이 자금의 유치전에 뛰어들어 은행들과 치열한 유치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포항제철의 중간퇴직금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권에서는 주택은행이 퇴직자 우대 정기예금상품을 개발 가장 적극적인 유치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신한, 한빛,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과 포철이 있는 경상북도를 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 등이 우대금리 제공, 재테크상담 등을 내세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신용금고업계가 도전장을 던지고 나선 것이다.
포철의 중간 퇴직금 유치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는 신용금고는 주로 포철의 서울 본사가 있는 테헤란로 주변에 위치한 한솔, 오렌지, 해동, 동부, 현대금고 등. 이들 금고는 은행권보다 높은 금리를 바탕으로 포철의 중간퇴직금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권이 내세운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평균 8% 내외.
그러나 신용금고의 평균금리는 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으로 10% 내외이며, 여기에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따라서 은행권에 비해 2% 이상의 금리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신용금고법 상 영업구역 이외의 고객에 대해서는 자금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포철 서울본사의 3천억 규모의 퇴직금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구역이 철폐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퇴직금 유치에서 상당한 실적을 보이면 내년에 나올 약 5천여억원(포항 2천여억원, 서울·광양 각각 1천5백여억원)의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은행 및 금고업계가 포철의 중간퇴직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3천억원 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한번에 발생되는데다, 퇴직금 같은 목돈을 예치하면 그 고객은 주거래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고업계에서는 포철과의 공식적인 접촉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본격적인 유치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라는 강점이 있지만 은행에 비해 신뢰도 등에서 아직 뒤쳐지는 점을 감안할 때 포철의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접촉을 하면 오히려 은행에 비해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고업계는 공식적인 접촉보다는 1대1 접촉을 통한 유치에 치중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으며, 한솔, 동부금고 등은 그룹의 배경을 바탕으로 개별적인 인맥을 통해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과 신용금고업계의 포철 중간퇴직금 유치전은 내달 퇴직금이 지급되는 시점을 기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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