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불안 심리 작용 등으로 7.90원 올라

극도의 금융불안 심리에 환율상승을 기대한 달러가수요마저 가세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천1백30.60원으로 폭등했다. 지난 2월29일 1천1백31원이후 최고치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지난 19일보다 20전 낮은 1천1백22.50원에 거래를 시작, 달러매수초과상태였던 은행들의 달러 되팔기로 1천1백20.70원으로 밀리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달러강세심리로 기업들과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가 등장하면서 1천1백23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환율은 오전장 막판 역외세력의 강력한 달러매수세에 힘입어 1천1백26원으로 뛰어오르면서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거래에서 환율이 지속적인 달러 매수세를 업고 1천1백29원까지 급등하자 당국은 “최근 무역수지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친 위기감으로 인한 외환시장의 단기간내 불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고 이후 1천1백25원까지 되밀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잠시 1천1백26원대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던 환율은 기업체들의 달러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다시 급등세를 타기 시작, 1천1백31원까지 상승한 뒤 지난 19일보다 7.90원 높은 1천1백30.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역외세력은 지난주에 이어 강력한 달러 매수세를 형성, 환율상승을 주도했다. 기업들의 달러매수세가 의외로 강했고 은행들도 환율급등세에 영향을 받아 서둘러 달러사기에 나서면서 환율흐름은 급한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에서 3백48억원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10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주가폭락과 그에 따른 금융불안이 워낙 큰 영향을 미쳐 외국인 동향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오전한때 1천1백20원까지 환율이 밀렸을 때 조정을 예상했으나 의외로 달러매수세가 강해 실패한 게 환율폭등의 한 원인”이라며 “당국의 구두개입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달러가수요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환율하락에 대비, 선물환을 많이 사두었던 기업들이 최근 환율급등세에 놀라 달러 되사기에 나서는 가수요가 발생하고있다”며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는 이제 중기적인 트렌드로 정착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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