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실정리 주력 클린뱅크로 위상 정립

조흥은행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다른은행과의 차별화에 성공,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은행 가운데 유독 조흥은행만이 성공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독자생존이란 목적을 실현키 위해 지난 2년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흥은행은 상반기 결산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중 유일하게 순이익을 기록했다.

잠재부실 또한 ‘제로’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의 결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추가 공적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부실여신을 정리하는데 중점을 둬 클린뱅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앞서 언급했듯이 조흥은행은 공적자금이 수혈된 다른은행들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 차별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남들보다 한발 빨리 적절한 시기에 자본확충에 나선 결과 6월말 현재 BIS비율 10.27%를 시현, BIS비율 관리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아남반도체 워크아웃 졸업도 탁월한 면모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은행측의 별다른 노력없이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장래를 보고 과감하게 출자전환한 결과가 반영돼 조기정상화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조흥은행은 지금까지 진행된 구조조정을 하반기에도 지속 추진하면서 경영인프라 완성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클린뱅크를 향하여=현재 조흥은행이 구상하고 있는 부실여신 정리계획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오는 2001년까지 무수익여신을 2% 이내로 감축해야 하는 MOU 이행을 위해 고정이하 여신 5조6,000억원을 정리한다는 내용.
이중 5조1,000억원은 론스타(1,316억원), 써버러스(1조5,000억원) 및 자체적으로 설립하는 CRV를 통해 매각하고 대우계열 관련 2조5,720억원은 정부주도로 설립되는 CRV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흥은행이 주도하는 CRV는 워크아웃 업체의 대출채권과 출자전환주식 출자를 통해 정상화를 앞당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은 현재 10여개 외국계 기관을 대상으로 합작파트너를 물색중이며 늦어도 연내 설립을 완료한다는 일정아래 세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일련의 부실여신 감축 계획이 예상대로 추진되면 99년말 5조6,000억원에 이르는 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신규 발생분을 감안해도 오는 2001년말에는 1조3,000억원대로 크게 낮아진다.
또한 작년말 기준 10.8%에 달하는 무수익여신(3조7,000억원)도 2001년엔 2.0%(8,000억원)로 급감, MOU 이행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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