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의사 공개적…추측 무성

독일의 알리안츠 그룹이 3개월 내에 국내 손보사를 인수하겠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함에 따라 피인수사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미셸 깡뻬아뉘 알리안츠 제일생명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존 손보사를 3개월 내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혀 국내 손보업계 진출 의사를 확실히 했다.

물론 알리안츠 측은 제일생명을 인수할 당시부터 손보시장 진출을 공식화 했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3개월로 못박은 것은 뭔가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특히 최근 하나은행과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볼 때 알리안츠의 국내 손보사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갔을 수도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손보업계는 일단 알리안츠가 생각하고 있는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손보사’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알리안츠가 관심을 표명했던 회사는 신동아화재였지만 대한생명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밝혀, 알리안츠의 손보사 진출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였던 것이 사실.

그런 가운데 미셸 깡뻬아뉘 사장이 신동아화재에 국한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손보사 가운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면 어디든지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신동아와 비슷한 규모의 손보사 가운데 한 회사가 피인수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회사로 D사와 K사를 지목하고 있다.

D사의 경우 지난 사업연도에 적자 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타사에 비해 허약한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K사도 오래 전부터 매각설이 심심찮게 나돌 정도로 경영이 힘든 상태다.
그러나 알리안츠가 국내 생보업계에 진출할 당시 신설사가 아닌 기존사 중 하나인 제일생명을 인수한 점을 들어 이보다는 규모가 큰 회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모그룹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S화재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알리안츠가 국내 손보시장에서 빨리 자리잡기 위해 하위사보다는 중위권 회사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문제는 국내 손보사들의 매각의사”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들이 한결같이 매각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획했던 대로 신동아화재 측에 지속적으로 ‘러브 콜’을 보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동아화재는 98회계연도의 흑자에서 지난 사업연도에 3백68억원의 적자로 돌아서는 등 최근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여서 대한생명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만일 알리안츠가 중위권 손보사를 인수, 국내 손보시장에 착륙하게 될 경우 손보업계 판도는 크게 바뀔 것이다.
부동의 상위 4사 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손보업계 전체가 알리안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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