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보될 때까지 참여않기로 입장정리


설계사 반발 등 복합적 요인이 결정적 영향

진입시기 지연 문의에 책임자 한 때 ‘진땀’
 
 
삼성화재 온라인자동차보험시장 진출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까.

지난 3월 업무용, 영업용에 대한 상품인가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온라인 진출을 예고했던 삼성화재가 설계사 등 기존 영업조직들의 반발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자 이해득실을 따지는 과정을 충분히 거치고 최근 동 시장에 진입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재차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입장은 5월 초 영업조직 인트라넷을 통해 3만여명의 설계사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진입시기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삼성화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참여를 수익성이 확보되는 시점까지 무기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인가 받은 영업 및 업무용상품은 한동안 캐비닛 속에서 잠들게 됐다.

삼성화재는 설계사 반발에다 손해율 악화, 업계간 과다경쟁 등 악재가 수두룩한 현재의 자동차보험 시장구조 하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온라인시장 참여를 보류하고 일반 보험과 자동차보험을 결합한 복합상품의 개발로 시장에 대응해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같은 입장을 오프라인 영업조직에 전달했다.

아울러 제휴마케팅을 대폭 강화해 하락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온라인 재검토 시기를 자동차보험시장이 제도적으로 안정되고 수익성 확보 여건 형성 등 진입이 불가피할 경우로 한정했다.

현재 구조로는 온라인 시장을 통한 시장점유율은 일정부문 확보할 수 있겠으나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이렉트 채널 자체가 설계사들에게 제공되는 사업비 만큼의 가격(보험료) 운신폭은 있으나 업계간 과잉경쟁(13개 보험사 참여)으로 이 역시 메리트가 없는 실정이다.

온라인보험사 한 관계자는 “다이렉트보험은 고객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인데 일부 손보사들은 특정업체와 업무제휴를 맺고 이들을 통해 대형대리점에 준하는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계약을 유치하고 있다”고 시장 환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3월 상품인가 후 김태환 상무가 이수창 사장(現 삼성생명 사장)에게 불려가 판매지연 사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을 정도로 진입시기를 놓고 고심했던 삼성화재가 최근 입장을 확실히 정리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손보업계는 삼성화재가 온라인시장에 진출했을 때와 일정시간 보류했을 때의 득실을 따지는 등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과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득(得)의 요인이 따랐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삼성화재가 오프라인 설계사 조직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해결책 모색과정에서 대리점협회에 상생의 관계를 찾아보자고 제의했다. 이후 대리점협회와 돈독한 관계가 형성됐고 둘 사이의 교감 속에서 나온 결단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또 이같은 결정에는 삼성그룹의 입장도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그룹 경영전략기획실은 금융계열사에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자제하라고 수 차례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X-파일 사건 후 8000억원 사재출현을 통한 사회공헌까지 약속한 과정을 겪으면서 시끄러운 일로 자꾸 여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카드사와 한국스마트카드사간 장기전을 예고했던 후불교통카드 수수료 문제를 삼성카드가 업계의 눈치를 보면서도 총대를 메고 협상을 타결한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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