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제고 위한 총력전 전개


신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 자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업계가 모처럼 활기가 띠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1만원권 새 지폐 도안을 공개함으로써 새 지폐 발행이 가시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 외환은행, 농협 등 주요 은행은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신권용 ATM 공급업체 선정에 본격 착수했다.

ATM 업계는 3년간 기다린 보람이 왔다는 반응이다.

사실 약 1년전부터 시중은행들은 신규 ATM 도입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5000원권, 1만원권 지폐의 규격(크기)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지폐에 규격이 맞춰진 ATM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가급적 노후화된 기존 ATM을 교체하는 수준에서만 소극적으로 ATM을 구매하는 데 그쳤다.

당연히 청호컴넷, 노틸러스효성, LG엔시스, FKM 등 금융자동화기기업체들의 ‘매출 갈증’도 심해질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미 3년전부터 업체들간의 과열경쟁으로 ATM가격이 원가이하로 폭락한 상태였기 때문에 업계의 시름은 깊을대로 깊어진 최악의 상황.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금융자동화기업체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바로 ‘신권’ 교체라는 초유의 특수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

그 특수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3년을 기다려왔다”고 말할 만큼, 신권교체로 인한 특수가 금융자동화기 시장에 미칠 파괴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서 지난 2000년초 5000엔권을 신권으로 교체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오므론, 히다찌, 오키, 후지쯔 등 주요 금융자동화기 업체들은 특수를 누렸다.

국내 업체들도 일본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수를 잡기 위한 청호컴넷, 노틸러스효성, LG엔시스, FKM 등 국내외 ATM 4사의 행보가 최근 더욱 긴박하게 빨라지고 있다.

또한 국내시장 상륙 3년째인 독일계 금융자동화기업체인 윙코-닉스돌프의 행보도 이번 신권교체와 맞물려 은행권 진입에 성공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청호컴넷의 경우 올해초 신구권 혼용 ‘뉴 ATM’을 출시함으로써 이미 신권과 관련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청호컴넷은 국내 ATM 시장의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청호컴넷은 지난 3월부터 서울 구로공장 별관에 신제품 양산체제를 가동하기 시작, 최근 각종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 회사 김진웅 이사는 “뉴 ATM은 신구권 지폐와 신구권 수표를 모두 수용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청호컴넷과 함께 국내 금융자동화기 시장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노틸러스효성도 ‘T2(코드명)’ 신제품을 중심으로 은행권 문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다.

이 회사 손현식 부사장은 “과거 일본의 신권교체 사례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 6월부터 은행권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시장 공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LG엔시스는 지난 1월 에러율을 최소화하는 ‘ezATM 600’ 모델을 출시하고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장애예측 및 진단기능을 탑재해 무장애시스템을 지향하는 고객 편의성 극대화 제품이라는게 LG엔시스측의 설명이다.

FKM는 지난 5월 신구권 혼용 신제품 ‘K20’ 을 출시했다.

이 회사 김동관 이사는 “각종 부가기능도 중요하지만 K20 제품의 경우 신구권을 모두 사용하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장애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윙코-닉스돌프도 경쟁에 뛰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윙코-닉스돌프측은 자사 제품의 뛰어난 내구성과 환류식 모듈의 강점을 앞세운 신제품을 은행권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국내 은행권을 대상으로 제품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구권 혼용 현금입출금기의 경우 대당 약 2800~3000만원대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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