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분쟁은 여전히 부담


금융IT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농협의 코어뱅킹 사업권이 티맥스소프트로 결정됐다.

코어뱅킹시스템은 농협의 전체 차세대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골격이다.

최근 농협은 내부 결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정하고 이달부터 세부안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농협 전산정보분사측은 “각종 기술적 특성에서 티맥스소프트의 프로프레임이 큐로컴보다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적재산권 관련 법정 분쟁중에 있는 두 회사 문제와 관련해 농협측은 “원칙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티맥스소프트, 금융권 영업 활기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신동아화재, 서울보증보험 등을 수주하며 금융권 코어시장의 주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티맥스 경쟁력은 특히 개방형 표준에 기반한 각종 솔루션 영역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는 측면과 은행의 까다로운 개발요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국내 IT시장의 판도변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 사업에서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수정없는 오픈프레임 공급과 같은 사용자 요구 기반 솔루션 비즈니스가 티맥스소프트의 중점 비즈니스 영역이 될 전망이다.

티맥스측은 이를 확장, 최근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 프로프레임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적재산권 분쟁 쟁점으로 부상

농협의 코어뱅킹 사업자 선정은 사실 공식발표가 되기 이전부터 이런저런 정체불명이 ‘소문’들이 떠돌아 옥의 티로 지적됐다.

티맥스소프트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문이 불거져 왔고 당초 제안요청서를 보냈던 티메노스코리아, 아이플렉스 등은 입찰 요건에 맞추기 위한 들러리 역할이었다는 주위의 수군거림도 없지 않았다.

물론 티맥스소프트 역시 이같은 시각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다.

특히 주전산기(메인프레임) 외에 다운사이징 된 개방형 표준시스템 미들웨어가 티맥스소프트였기 때문에 농협측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 또한 티맥스소프트를 곤란하게 했다.

문제는 아직도 지적재산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농협의 대응방식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유경 농협 신시스템 추진팀장은 “경우의 수를 놓고 협의 중”이라며 “신한지주와 같은 라이센스 구매 방식은 검토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유경 팀장은 “두 회사간 지적재산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며 “재판부 판결의 성격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농협 입장과 달리 지적재산권이 성격상 ‘인지한 사용자’도 처벌 대상이 되고 있어 농협의 원칙적 입장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농협측은 오는 7월 중순께 SI(시스템통합)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큐로컴 주력사업 집중력 떨어져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걸던 큐로컴은 영업력 부재를 드러내며 난관에 봉착했다.

월드컵에 빗대 얘기하면 ‘골 결정력’ 문제를 나타낸 것이다.

이같은 큐로컴의 난관을 업계에서는 주력사업에 집중하지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FNS닷컴에서 큐로컴으로 새옷을 갈아입은 후 이 회사는 상승정보통신, 스마젠 등을 인수하며 기업 인수합병 시장의 복병으로 부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업 인수 합병과정에서 과거 FNS닷컴 시절보다 기업역량이 분산됐고 농협과 같은 대형 비즈니스에서 자사 역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끊임없는 지적재산권 분쟁이 기업이미지 구성에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과론으로 말하면 큐로컴이 우수한 솔루션과 역량을 사업영역으로 확장하는데 한계점을 노출한 만큼 이를 서둘러 수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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