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 금융자산 비중 크게 상승


기업 … 고령산업 진출로 금융수요 증가

정부 … 고수익 장기금융상품 투자 확대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고령인구 비중은 9.1%에 이르고 있다.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중은 지난 2000년 7%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중은 오는 2018년 14%를 초과해 ‘고령사회’에, 오는 2026년에는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반면 출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로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아수 및 합계출산율은 43만9000명, 1.08명으로 지난 1970년에 비해 각각 56만9000명(56.5%), 3.45명(76.2%) 감소했다.

이같은 저출산은 출산연령층 여성인구의 감소와 결혼 및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대, 자녀부양비 부담 가중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감소 속도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3년(1970~2003년)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3.34명 감소한 반면 이웃 일본은 0.84명이 감소했고 △독일 0.69명 △영국 0.72명 △프랑스 0.58명 △미국 0.42명으로 밝혀졌다.

한편 고령화 및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는 노동력의 저하, 저축 감소, 투자 위축, 재정수지 악화 등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고령인구 비중이 1% 상승하면 1인당 실질GDP는 0.041%P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고령화, 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이어 노동력의 공급 축소 및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고 이는 생산 감소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OECD 분석 결과 고령층의 저축감소 성향은 근로계층의 저축증대 성향보다 5배 정도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저축감소와 생산성 하락은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잠재력 저하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고령인구의 증가는 수입감소,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수지의 악화를 초래해 잠재성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고령화, 저출산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제조업의 비중은 하락하는 대신 서비스업의 비중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노동생산성의 하락, 투자위축 등은 제조업 비중의 하락을 초래한다.

하지만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금융은 물론 공공·개인 서비스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수요를 높여 이 부분의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아울러 고령화의 진전으로 고령인구가 생산, 소비 등 경제활동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고 실버산업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2년 6.4조원에서 오는 2010년에는 30.5조원, 2020년에는 11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수요 변화도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개인의 경우 고령화의 진전으로 금융자산 비중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으나 고령화의 영향에 따라 노후생활안정을 대비하기 위해 수익성과 보장성이 탁월한 유가증권·보험·연금 중심의 금융자산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또 주거안정을 위한 모기지론, 부동산의 유동화를 통한 노후생활자금 확보를 위한 역모기지론 등 장기대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금융수요도 커다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실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10년경에는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기업의 진출 확대의 영향으로 금융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령친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이밖에 기업의 경영개선,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현금성 자산이 누적돼 여금자금 운용수요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개인과 기업에 이어 정부의 금융수요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선 합리적 재정운용을 위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를 보완하기 위한 고수익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국민연금의 경우 장기적인 재정적자에 대비해 국채 등 안전자산 위주에서 벗어나 고수익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고령화, 저출산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원조달을 위해 장기채 등의 발생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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