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능직 노조 출범 잇따를 전망


  ‘복수노조 연기’ 돌파구로 인식
 
 
은행권 노사관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복수노조와는 다른 개념의 직능직 노조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항공회사의 파일럿노조와 같은 성격의 직능직 노조는 지난 6월말 우리은행에서 첫 선을 보였다.

복수노조의 출범을 예고하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주목을 받은 우리은행노동조합은 복수노조 시행이 3년 연기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복수노조가 늦춰짐에 따라 물밑에서 노조 설립에 주력해온 사람들이 우리은행노동조합 성격의 직능직 노조를 돌파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은행노동조합측에 설립 인가 방법 등을 묻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노동조합 조상원 위원장은 “시중은행 몇 곳과 공기업 등에서 비슷한 성격의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다”고 공개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기존 노조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노조를 설립한다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경영진의 인사권 남용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권을 설립 취지로 내건 우리은행노동조합은 기존 노동조합(금융산업노조 우리은행 지부)의 조합원에 포함되지 않는 직원을 가입 대상으로 삼았다.

서울지방노동청도 복수노조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설립 인가를 냈기 때문에 우리은행노동조합에 대한 인가를 허가했다.

금융산별의 우리은행지부와 조합원을 달리하는 우리은행노동조합은 관리자급인 M등급(3급 이상) 이상과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노조 설립 3개월째를 맞고 있는 우리은행노동조합은 현재 조합원 모집에 적극 나서는 한편 사용자인 은행측을 대상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측은 조합원 명단을 요구하면서 노조측의 교섭 요청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노동조합 조상원 위원장은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는 5차 교섭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고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측은 기존 노조를 의식해 우리은행노동조합의 교섭 요구에 적극 응하지 않고 있으나 관리자급과 비정규직 등의 참여로 조합원 수가 많아지면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사용자인 은행측의 입장에서는 기존 노조와 성격을 달리하는 새로운 노조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인사 파트 내부에 노사관리에 정통한 직원을 배치하는 등 사전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