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은 주춤, 가계대출도 ‘어두운 그림자’


감독 강화와 우량여신 선호로 ‘건전성 이상무’
 
 
4분기 이후 은행권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3분기에 접어들면서 대기업대출이 감소하고 있고 중소기업대출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등 전체 기업대출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같은 기조는 4분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가계대출 전반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대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은 4분기 이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분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경우 은행간 출혈경쟁 심화로 인한 휴유증이 4분기 이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신용위험관리도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 방지책을 내놓으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에 급증한 아파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경우 약정이 체결되면 통상 3개월에서 1년 정도 사이에 분양에 들어가기 때문에 4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대출의 예대마진이 2~3%에 달하는데 반해 아파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수수료는 연 0.3%에 불과한 만큼 수익성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은행권의 수익성은 4분기에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수익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자율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의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비이자수익은 지급결제 관련 수수료의 인하로 인해 수익기여도는 하락할 것이다.

다만 상반기에는 충당금 전입액 감소가 당기순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으나 4분기 들면서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이익 증가를 제한하는 모습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4분기 이후 은행들의 수익성은 순이자마진의 개선 등에 힘입어 효율성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수익 규모는 3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밖에 은행권의 건전성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4분기에도 이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과 가계대출에 대한 대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와 함께 은행의 우량 여신에 대한 선호로 대출확대에 따른 위험이 향후 은행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BIS비율도 당기순이익의 시현과 함께 기본자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어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보완자본 인정여력도 6.06%로 전년말 대비 0.42% 포인트 상승하고 있어 BIS비율 제고 여지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자산 증가세 지속 확대
 

국내 은행의 자산규모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

6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총자산은 전분기 대비 51조원(4%), 전년말 대비 98조원(8%) 증가한 1328조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총자산이 증가한 것은 주로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한 환매조건부채권 매수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총자산 증가율은 최근 3년간의 연평균 증가율(7.4%)을 초과한 것으로 올해들어 자산 증가세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계정 자산은 2003년 이후 감소 또는 미미하게 증가했으나 올해들어 다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은행계정 자산은 대출채권의 꾸준한 증가로 전체 자산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수신은 금융채와 RP매도,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특히 금융채의 발행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대출확대에 필요한 소요재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기예금은 고금리 특판 및 수신금리 인상 등으로 호조를 이어갔으며 MMDA도 MMF 이탈자금의 유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밖에 실세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3분기에는 수시입출식예금 등 경제성예금이 부가세 납부 등으로 줄어들고 정기예금도 고금리 특판 종료 등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돼 은행 수신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채의 발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 또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비슷한 증가를 보이면서 크게 늘어났다.

2분기말 기업대출 잔액은 1분기(254.5조원)에 비해 11.4조원 증가한 295.9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은행들의 대출확대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가세 납부 등 계절적 자금수요가 겹침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기업대출을 주도하고 있다.

3분기에도 반기말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 등의 계절적 요인의 제약이 있으나 은행간 우량 중소기업 유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반해 대기업대출은 소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은행권 기업대출 트렌드가 예대마진이 높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192.3조원)에 비해 12.6조원 증가한 322.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5.1조원 증가)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8.5조원)가 전체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은행의 대출 확대 경쟁과 신규 아파트 입주 증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에도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6월 하순 금감원의 리스크관리 지도 강화로 억제됐던 대출 실행의 이월에 기인, 증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너스통장대출은 2분기 중 민간소비 회복과 함께 신용카드대금 결제가 늘어나면서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인데 이어 3분기에는 기상 악화 및 휴가비 지급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수익 불확실성 상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조원) 대비 21.1%나 증가했으며 1분기를 포함한 반기실적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여신건전성 개선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감소(전년 동기대비 -0.6조원, -28.3%)한 데다 영업외이익이 크게 증가(+0.7조원, 55.9%)했기 때문이다.

이익 구성을 살펴보면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0.1조원(1.4%) 증가한 7.2조원을 기록했고 비이자이익은 수익증권 판매 등 업무대행 수수로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0.3조원(33.3%) 증가한 1.2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이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은 85.7%를 기록해 전년말이나 지난 분기보다는 다소 하락했으나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15%)은 미국 상업은행들의 40%대에 비해 크게 낮을 뿐만 아니라 2005년이나 올해들어 거의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2001년부터 시작된 국내은행 수익의 흑자 추세가 2005년부터 크게 강화됨에 따라 외형상으로는 안정적 흑자 기조가 굳어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익 가운데 일회성 요인이 많은 점 등 미래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우선 당기순이익 가운데 영업능력 이외의 요인으로 창출된 영업외이익은 2분기 2조원에 달해 전년동기에 비해 55.9%나 증가했다.

이는 2분기 당기순이익의 43.5%에 달하는 매우 큰 규모이다.

은행 수익이 흑자로 돌아선 2001년 이래 영업외이익은 계속 적자를 보였으나 2005년 3.4조원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70%가 넘는 2.4조원을 기록한 것이다.

한편 충당금 전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28.3%나 감소한 0.7조원을 기록해 당기순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향후 수익성이 경기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등 불안정적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은행의 당기순이익 개선이 영업력에 바탕을 둔 수익개선보다는 부실자산 축소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 감소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침체 등으로 부실자산이 늘어나면 언제든지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 자산의 부실화 방지 및 대출심사 능력 제고를 통한 중소기업대출 리스크 관리 등 부실화 방지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정이하 여신비율 최저 수준
 
 
상반기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1.02%를 기록하고 있다.

우량 중소기업대출 위주의 여신 운용과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분기(129.88%)에 비해 11.57% 포인트 상승한 141.45%로 높아졌는데 이는 고정이하 여신금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총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여신 증가세로 인해 전년말 대비 0.11% 포인트 하락한 1.4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3분기에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6월말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0.55% 포인트 상승한 13.08%에 이르고 있으며 기본자본비율도 0.6%포인트 상승한 9.57%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의 BIS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지방은행 및 특수은행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기순이익 시현 등으로 인한 자기자본 확충에 기인한 것으로 기본자본이 크게 증가한 것이 자기자본의 질적 개선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에도 당기순이익 실현으로 기본자본의 질적 개선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국내 은행의 자본건전성은 지속 개선되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