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전산 이어 화학적 통합 완료


내부 정비 마침표

영업력 강화 예상
 
 
올 4월 ‘Day-1’으로 명명된 은행 통합에 이어 ‘Day-2’ 전산 통합을 지난 10월 9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신한은행이 임금 및 인사제도 통합까지 끝마쳤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법인 통합 6개월만에 물리적, 화학적 통합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금융권은 물리적 통합에 이어 화학적 통합까지 끝마친 신한은행이 내년부터는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금 및 인사제도 통합

지난 16일 신한은행 노사는 신상훈 행장을 비롯해 조흥지부 위원장 권한대행 및 신한지부 위원장 등 대표권을 가진 당사자가 참석한 가운데 ‘임금 및 인사제도’ 통합에 최종 합의했다.

관심을 모았던 직급 조정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직원간 직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인위적 조정을 택하지 않고 고호봉 미승진 직원에 대해 조기 승진을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호봉자에 대한 조기 승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승진적체 문제는 과거의 승진 연한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마련했다.

임금 부분은 호봉 상승분과 임금 인상분을 4급 이하 전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택해 직원 개개인간 임금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복리후생 부문은 양행의 제도를 비교해 좋은 쪽으로 통합하는 최상의 방법을 선택했다.

이밖에 특별단련비를 명문화했으며 가족수당 정액화 등 임금 단순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임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수당을 기본급에 편입시키는 방법을 통해 임금상승 효과를 배가시켰다.

한편 은행측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고호봉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의식해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우선 고호봉 직원을 저성과자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3년내 고호봉 직원의 80% 이상을 승진시킨다는 게 신 행장의 약속이라고 공개했다.

또한 호봉상승 제한제도의 제약을 받는 직원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 시행을 1년간 유예하고 이후 3년간 매년 보상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직급 인상률 적용에 제한을 받는 직원에겐 별도의 보상을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화학적 통합 의미

임금 및 인사제도의 통합으로 신한은행은 화학적 통합의 전기를 마련했다.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화학적 통합을 이룩한 것은 신한은행의 저력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은행 통합, 전산 통합에 이어 조직 및 조직구성원간 통합을 마무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공고히 했다.

무차별적인 가격 경쟁 등으로 경쟁이 심화된 올해 신한은행은 내부 정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물리적, 화학적 통합으로 영업에 치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내부정비에 주력해 도약의 기틀을 다진 만큼 앞으로는 영업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화학적 통합을 계기로 업계 2위라는 시장 지위를 뛰어 넘어 국내 시장 지배력 1위, 나아가 세계 일류은행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출하고 있다.

한편 조흥지부는 박충호 권한대행이 상임위원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비밀리에 서명했다며 임금제도 변경안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하고 합의철회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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