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켓 등 공급 바꾸면 연 400억 절감


자동차 수리용 부품의 구조불량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헤드램프 브라켓, 사이드멤버, 도어스킨 등 교통사고시 손상빈도가 높은 일부부품의 공급구조를 개선할 경우 연간 약 400억원 이상의 수리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램프 브라켓(Bracket)은 헤드램프를 차체에 고정하는 부위로 대부분 프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브라켓을 몸체와 분리해 별도로 공급할 경우 자동차보험 지급보험금을 연간 약 143억 6000만원 줄일 수 있다.

현재는 분할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브라켓만 손상된 경우에도 고가의 헤드램프를 통째로 교환할 수 밖에 없어 수리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헤드램프는 경미한 브라켓 부위가 쉽게 파손되는 경향을 보여 자동차보험사고 5건 중 1건 이상이 헤드램프를 교환하고 이로 인해 부품비만 연간 약 530억원 이상이 지급되고 있다.

최근 장착이 증가하고 있는 HID(고전압방출램프) 헤드램프 가격은 개당 40~50만원에 이르고 있어 수 천원하는 브라켓을 분리공급하지 않을 경우 고가의 수리비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품의 공급구조는 정상이지만 실제로 해당 부품을 공급하지 않는 것도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22개 승용차의 약 55%인 12개 차종이 헤드램프 브라켓을 별도로 분할해 조립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브라켓만을 별도로 판매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의 사이드멤버(엔진을 지지하고 전방충격력을 흡수하는 부품) 앞부분을 분할하고 볼트로 조립하도록 구조를 변경할 경우 연간 최대 72억6000원의 수리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사고시 대부분 사이드멤버의 앞부분만 손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드멤버를 일체형 부품으로만 공급하고 있어 부품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수리작업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외에 사이드패널의 분할보급, 도어스킨(도어 외판패널) 분할보급 등 자동차 부품구조 개선으로 자동차보험 지급보험금 감소와 보험료 인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자동차 제작사의 적극적인 개선노력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보험개발원 박인송 팀장은 “자동차보험에서 수리비로 지출되는 지급보험금이 연간 2조원을 넘고 있고 수리비의 점유율과 금액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차종별로 손상성, 수리성 평가결과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보험요율에 반영해 자동차 제작사가 능동적으로 부품구조 개선에 앞장서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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