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자본, 효율적·집약적 활용

특정 고객 확보를 통한 특화 전략

 

 

중소형 증권사는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제정 이후에도 대형증권사와 경재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本紙가 지난달 26일 입수한 ‘중소형 증권사 성장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산업 및 특정고객 확보 △취급하고 있는 업무 간 시너지 효과 △제한된 자본 효율화 △전문인력구성 등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자생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 주관으로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7년 1월 26일까지 약 5개월 동안 증권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이뤄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장구조에서 자본력이 열세인 중소형 증권사가 동질적인 시장을 두고 대형증권사와 모든 업무 및 고객을 목표로 경쟁하기엔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통법이 제정되면 자본시장 규모의 확대를 통해 금융상품 및 시장구조는 종적으로 분할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자산축적 심화, 기관투자자 비중 확대, 금융투자상품 종류 증가 등 다양한 자금조달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고객수 증가 및 고객분포 다양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기존에 유가증권을 발행하지 않았거나 은행대출에 의존했던 자금구조가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파급효과로 자본력이 적은 중소형 증권사도 제한된 자본을 효율적, 집약적으로 활용하고 특화 업무를 창출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충분히 생존할 여력이 생겨 증권산업에서 퇴출대상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中企 대상 IB업무 특화 전략


중소형 증권사도 투자은행(IB)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IB업무 시장에서 증권회사의 위치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자본력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지만 자본력이 한정된 중소형 증권사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정부문에 특화한다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존의 네트워크와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산업 부문에 특화된 IB업무를 통해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유는 자통법 이후 대기업간 M&A, 유가증권 발행이 위축되지만 중소기업간 M&A 및 유가증권 발행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증권사는 고정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소기업의 채권취급 및 유가증권 발행업무를 취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중소형 증권사들이 특정 산업의 중소기업 유가증권 발행업무와 M&A를 집중 공략해 조기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


해외사례로 제시된 제프리스(Jefferise)사는 에너지, 항공, 의료 산업에 속한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위탁매매의 리서치를 IB부문에 활용해 시너지 극대화한 바 있다.


그 결과 2005년말 자기자본 13억 달러, 직원수 2045명을 보유하며 중소형 주식거래 부문 1위, IB업무의 경우 에너지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소수의 고성장 산업에 집중함으로써 제한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도 제프리스와 같은 성장과 집중전략으로 자통법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자산관리 전략


이 보고서에서는 덧붙여 중소형 증권사들은 특정 투자자를 겨냥한 자산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영위하기 보다는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법인 대상 자산관리 업무가 적격이라는 지적이다.


자산관리 영업은 리테일 대상으로 영업하기엔 광범위한 점포망 확보와 전산투자 등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법인기관은 자본시장 규모가 확대돼 여유현금 운용에 대한 욕구가 증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자산운영 계열사를 육성하고 특정 채권형 상품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해외에서는 블랙 록(Black Rock)사가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채권형 자산관리에 특화하면서 성장한 사례가 있다.


현재 이 회사의 관리자산은 채권형 상품 67%, CMA19%, 주식 및 대체 투자상품 6%로 운영된다.


이 회사는 수익의 85%가 투자자문 및 관리수수료로 자산관리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증권사는 자본력, IT, 점포망에서 취약해 리테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지만 특정 고객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홀세일(Wholesale)자산관리 업무에 집중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선 필요


이 보고서는 시스템리스크가 없는 증권지주회사에 대해서는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산업의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으며 예금상품도 취급하지 않아 파산하더라도 은행이나 생보사와는 달리 연쇄 파산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는 은행과 동일한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해 감독, 규제하기보다 증권 및 자산운용 관련 사업의 경우에는 지주회사 설립이 용이하도록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자통법의 조속한 입법을 통해 자본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증권산업내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자통법에 의해 다양한 진입기준 마련돼 특화증권사의 탄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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