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판매량 1위 현대탄콩과 협업
영업망 확대 및 시너지 효과 기대

2022년 1월 26일 13:3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력쇼는> 자동차 산업을 금융 기자의 시선으로 쉽고 박력 있게 풀어본다.

베트남에서 우리은행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에서는 일찍이 현지화에 성공한 신한은행의 지위가 공고한 시장이었는데요. 우리은행은 지난달 현대자동차의 현지 파트너사 현대탄콩(TC MOTOR)과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나섰습니다.

현대탄콩은 지난 2017년 현대차와 탄콩의 협약으로 설립된 합작법인입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현대자동차의 조립과 생산, 수입과 판매 등을 맡고 있죠. 동남아시아가 일본차들로 장악된 상황에서도 베트남에선 현대차가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견인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 페이스북 계정에서 우리은행과 현대탄콩의 협업을 홍보하고 있다.(이미지=우리은행 호치민 지점 페이스북 캡처)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 페이스북 계정에서 우리은행과 현대탄콩의 협업을 홍보하고 있다.(이미지=우리은행 호치민 지점 페이스북 캡처)

협업으로 영업망 확대 효과


은행은 점포 기반으로 영업이 이뤄집니다. 보험이나 카드처럼 모집인이 소비자를 찾아가기보다는 소비자가 은행 창구에 방문해 금융업무를 처리하게 되죠. 때문에 영업망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총 16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자산은 3조2247억원으로 현지 외국계 은행 중 1위인 신한은행(41개 영업점, 7조7746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이번 현대탄콩과의 협업으로 우리은행은 영업망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은행이 현재 현대탄콩 몇 개의 지점과 협업을 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현대탄콩은 지난 2019년 기준 현지에 70개 영업점과 쇼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협업이 확대된다면 단순 점포 상으로 단숨에 신한은행의 규모를 넘을 수 있게 됩니다.

이에 우리은행이 현지 직원을 현대탄콩 지점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현대탄콩 매장에서 차를 고르면, 곧바로 우리은행의 금융상품을 연계해 판매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겠네요.


현대차, 베트남서 단단한 입지


베트남 내에서 현대차의 인기도 우리은행에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2일 베트남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총 7만518대가 판매돼 판매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도요타(6만7533대)를 2년 연속 제친 수치입니다.

베트남 정부의 최근 정책도 현대차에게 우호적입니다. 지난 2020년 하반기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로 내수시장이 침체될 것을 우려해 6개월간 베트남에서 조립되거나 생산된 자동차의 등록세를 50% 인하했는데요. 지난해 12월 해당 조치가 재개됐습니다.

현대탄콩은 현대차로부터 부품을 받아 현지에서 조립하고 있어 세제감면 혜택의 대상입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차량 등록세가 사치세로 분류돼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타 수입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첫 번째 감면조치 시행 때 차량구입 비용이 10~12% 저렴해졌고 현대차의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현대차의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겠네요.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를 구매에 있어서 금융상품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우리은행이 캐피탈사처럼 베트남 현지서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차량 담보 대출 등을 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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