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으로 자산 4조원·순익 8배↑
인수 시 중소카드사도 상위권 안착

롯데카드 총자산·순수익 추이
롯데카드 총자산·순수익 추이

2022년 4월 6일 13:12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재등장했다. 롯데그룹 그늘에서 벗어나 혹독한 체질개선을 성공한 롯데카드가 흥행할 수 있을까.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분 59.83%를 보유한 롯데카드를 M&A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 2019년말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를 인수한 지 2년여 만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지주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롯데카드 매각을 결정했다.

당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는 M&A에서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지난 2007년부터 수차례에 걸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 시장환경이 악화한 데다 롯데그룹이라는 모기업 지원 효과가 사라진 롯데카드에 대한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는 평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 손에 들어간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매각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대주주 아래 적극적으로 펼친 카드 브랜드 개편 및 디지털 전환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초 업계 최초로 카드가 아닌 금융상품에 초점을 둔 브랜드 ‘로카 머니(LOCA MONEY)’를 론칭하며 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체질개선에 나섰다. 

기존 금융상품명을 △로카 머니-단기카드대출 △로카 머니-장기카드대출 △로카 머니-마이너스카드 등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상품 라인업도 한층 강화했다. 우량회원 대상 특별 혜택을 제공하거나 포인트로 금융이자를 납부할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자수익은 각각 5000억원, 1100억원으로 인수 시기인 2019년 말(4200억원, 1080억원)과 비교해 모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대출의 이자수익도 774억원에서 1110억원까지 늘었다.

금융상품 취급액이 늘어나며 총자산도 인수 전인 지난 2019년 3분기말 12조6700억원에서 2021년 말 16조6200억원으로 4조원가량(31%)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수익도 314억원에서 2400억원으로 8배가량 급증했다.

디지털 경쟁력도 크게 개선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0년 디지털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디지털 사업부서를 디지털 사업실, 빅데이터 분석실, 피비즈(중개수수료업) 사업실 등으로 세분화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이들 부서는 지난해 말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고객 결제정보, 데이터 분석 역량 등을 토대로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로카(Digi LOCA)'로 재편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인수 후 로카시리즈 등을 출시해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고, 카드·비카드 금융자산이 증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에 따라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자회사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우리·하나금융지주를 롯데카드 인수를 관심 있게 바라보는 예상 매입자로 평가하고 있다. 자산을 불린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중소형사인 우리·하나카드도 단번에 총자산 기준 업계 2~3위에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BC카드를 보유한 KT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BC카드가 최근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어 이를 만회할 만한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인수 시 BC카드에 부족한 카드론 등과 같은 금융업에서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전력을 다했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빠른 기간에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산과 수익성이 튼튼해진 롯데카드를 동종 업계에서 인수하게 될 경우 업계 상위권에 안착 가능하다”며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수익확대를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힘쓰는 만큼 롯데카드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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