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안팎 기업가치로 부담 낮춰
공모주 액면가 100원으로 승부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가 공모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전 IPO에 도전했던 기업들과는 다른 전략으로 청약 준비에 한창이다.

쏘카는 같은 공유모빌리티 업계로 분류되는 우버나 리프트 등의 기업 주가가 연초 대비 반 토막 난 상황인 터라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모빌리티 시장 전망은 좋다는 내부적 판단에서 이번 IPO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46억 달러였던 국내 공유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49억 달러로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IPO 진행에 대해 “모빌리티 산업 자체에 기회가 온 이 시점에 투자를 받아 회사를 더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이번 IPO를 준비하면서 유통업계 IPO 대기조들이 주목할 만한 전략들을 취하고 있다. 먼저, 쏘카가 마지막 투자를 유치한 게 2020년이었던 것이 유리한 측면으로 평가된다. 당시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이었는데 이는 현 증시 상황에서도 IPO에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와 반대로 최근 글로벌 증시 악화와 더불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이 하나둘씩 청약 철회에 나서고 있다.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기관으로부터 낮은 공모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상반기 IPO를 추진하던 SK쉴더스, 원스토어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IPO 상황이 어렵게 되자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증시가 급등했던 지난 한 해에만 TPG컨소시엄, 칼라일, LG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8조원 이상으로 올려놓은 터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3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마켓컬리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4조원으로 뛰어 올해 상반기 IPO를 진행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는 것이 중론.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상장 시 시장가가 공모가보다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음으로 쏘카의 공모주 액면가가 100원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액면가는 기업이 주식을 발행할 때 정한 1주당 가격이다. 액면가에 주식 총수를 곱하면 자본금이다. 시장 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주가와 달리 실시간으로 변동되지 않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따라 정해진다.

액면가를 낮게 설정하면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주식 거래가 잘 일어나지 않을 경우 단 몇 주만 거래돼도 주가가 크게 오르내려 시장에 가격 왜곡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피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액면 분할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법에 따라 기업이 정할 수 있는 최소 액면가는 100원이지만, 이 경우 더이상 액면분할을 못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상장 초기엔 500원 이상으로 정한다”며 “쏘카의 경우 애초 액면가를 최저금액인 100원으로 설정함으로서 공모가가 낮아보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봤다.

한편 쏘카는 지난 24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국내 유니콘 기업 최초로 유가증권(KOSPI)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455만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쏘카는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8월 중 상장이 목표다. 

대한금융신문 박휴선 기자 _hspark12@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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