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일원화에 비금융 콘텐츠 결합까지 분주
“자사 정보만 제공하는 전업주의 한계 아쉬워”

결제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들의 잠식이 가속되자 카드사들이 ‘플랫폼 일원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2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결제 플랫폼을 통합하고, 관련 서비스 강화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간편결제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결제 시장에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평균 결제액의 49.7%, 이용 건수 56.7%는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이뤄진 걸로 나타났다. 반면 카드사의 비중은 27.6%에 불과했다. 

신한카드는 앞서 지난 6월 기존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종료를 예고하며 신한플레이로 일원화할 것임을 밝혔다. 회사는 현재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를 결합하는 등 해당 앱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플레이는 생활금융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자청구서, 오픈뱅킹과 같은 라이프 금융과 커뮤니티를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큐페이 앱으로 서비스를 통합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모회사 하나금융은 해당 앱을 그룹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에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기존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통합된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며 “일원화된 플랫폼에서 고객 편의 중심의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한다면 (빅테크와) 잘 경쟁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역시 종합 금융플랫폼을 내놓고 그룹 계열사 서비스를 한데 묶는 ‘원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우리원멤버스’ 앱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 ‘우리페이’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플랫폼 일원화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자사 모바일 홈 앱에서 제공하는 결제와 카드발급, 제신고 등 주요 기능을 KB페이에 탑재했다. 또 KB국민카드, 리브메이트 앱을 KB페이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계 카드사 또한 페이 중심으로 서비스를 앞다퉈 통합했다.

현대카드는 자사 쇼핑몰인 ‘M포인트몰’과 컬쳐 앱 ‘현대카드 다이브’를 제외한 금융서비스와 결제 기능을 ‘현대카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끔 일원화시켰다.

롯데카드 또한 결제와 카드·비금융 서비스를 ‘디지로카’로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카드의 경우 내달 중으로 홈 앱 ‘삼성카드 앱’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카드사들의 플랫폼 일원화 전략에도 자사 정보만 제공하는 폐쇄적 구조 한계 때문에 결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에 대한 앱 정보만 공유하면 한계가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네이버나 카카오 또는 다른 카드사들하고의 서비스를 함께 보여주면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비교하면서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게 가기 위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전업주의 때문에 카드사들은 본인들 상품 외 여러 가지 상품을 비교하고 영업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업주의란 금융 기관이 다른 업무에 관계되는 것을 철저히 제한하는 제도로 최근 금융당국이 이러한 규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완화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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