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손해보험 자산 30%가 12월 만기도래
대규모 머니무브 조짐에 금감원도 전수조사
채권 매각마저 고려…2차 유동성쇼크 오나

2022년 11월 16일 17: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제는 기업의 퇴직연금 자금이 대규모 이동하는 다음달이다. 12월은 대부분 기업의 퇴직연금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이다.

퇴직연금 상품의 적용이율이 급격하게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달 퇴직연금 비사업자가 제공하는 퇴직연금 상품(1년 만기)의 금리는 최고 7~7.5%에 달한다. 사업자의 퇴직연금 금리는 5%대 수준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의 퇴직연금 자산 30%가 다음달 만기를 앞두고 있다고 추정한다. 보험사의 퇴직연금 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생명보험 71조7873억원, 손해보험 34조9504억원이다.

최대 3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비사업자가 판매하는 고이율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생명·손해보험업권 퇴직연금사업자에 12월 한달간 예상되는 퇴직연금 만기도래 규모를 전수조사하기도 했다.

이에 비사업자로 인해 불거진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보험사의 또 다른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 중심으로 자산운용이 이뤄지는 보험사는 비사업자의 고이율 상품으로 떠나간 대규모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채권 매각마저 고려 중이다.

수지차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생보사에 2차 유동성 쇼크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 상황에서 일시적 자금조달을 위해 보유채권을 매각하면 채권평가손실이 막대하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보험사의 채권매도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채권매각을 통한 자금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규로 진입한 일부 비사업자가 고금리 전략으로 시장을 흔들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당장 연말에 예상되는 대규모 자금이탈로 인한 유동성 이슈도 문제지만, 과열경쟁으로 인한 역마진 리스크는 시장 전체의 위기”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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