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125경영컨설팅 오세천 대표

소통은 생존을 위해 나와 연결된 모든 것들과 교류하는 수단이다. 생명이 태동되는 순간 어머니의 몸속에서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소통은 계속된다. 어떻게 소통하는가에 따라 개인과 사회가 더 발전할 수도 있고, 파괴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소통을 잘 하기 위한 일상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과 삶의 인간관계에서 소통을 잘하는 핵심기술은 상대의 관점을 고려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관점의 차이가 있다면 나의 관점을 바꿔 봐야 하며, 상대의 긍정적인 강점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경청과 공감을 잘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소통의 군주’ 세종의 소통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이미 세종이 사용해서 성공했으니 역사적으로 검증된 방법이기도 하다. 세종과 정조, 태종 연구의 권위자인 박현모 교수의 저서 『세종학 개론』, 『세종처럼』을 통해 세종의 소통방식을 음미해 본다.

세종이 1418년 즉위하면서 처음 한 말이 “함께 의논하자!”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조가 즉위하면서 한 첫 일성은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것이었다. 이후 두 임금의 정치상황은 아주 다를 수밖에 없었다.

세종은 신하들과 대화하는 방법도 달랐다. 세종은 신하들의 말을 일단 수긍했다. 제아무리 신하들이 왕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말을 해도 일단 “네 말이 아름답다”거나 “그 뜻이 좋다”라고 하면서 토론으로 말을 이어갔다. 정조의 화법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이라고 하면서 신하들을 가르쳤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만들어 백성들이 스스로 뜻을 제대로 펼 수 있도록 문자라는 소통의 권력도 줬다. 소통하지 않는 정치는 이미 정치가 아니라고 보았던 세종은 설정된 목표에 왜 도달해야 하는지, 변화하지 않으면 조만간 어떤 파국에 이르는지 끊임없이 의논하면서 국사를 함께 해 나아갔다.

그 결과 조선을 ‘세계 최고의 문명국’으로 올려 놓았다. 특히 세종이 다스렸던 15세기 전반기의 과학기술은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일본에서 편찬한 세계과학사 관련사전을 분석해 보면 세종이 즉위했던 1418년부터 1450년 사이에 총 44건의 세계최고의 과학기술업적이 있었는데 그 중 조선이 21건(47.7%), 중국이 4건, 일본 0건, 기타 19건이다. 

그 당시 노벨상이 있었다면 47.7%가 조선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종의 소통방식은 한 마디로 끝까지 경청하고, 칭찬하고, 내 주장하기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이 칭찬하기다.

한편 ‘감사(Gratitude)’라는 두 단어를 매개로 해 기업에서는 상하간, 부서간 소통이 원활해지고,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부모와 따뜻한 소통의 기회가 많아지고, 가정에서는 부부와 자녀간 행복한 마음을 나누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육군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긍정인성증진 차원에서 감사 일기쓰기, 감사릴레이, 감사보드판, 감사 인트라넷 등 감사나눔활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음은 모 부대를 교육차 방문중 감사보드판에서 본 내용이다.

「‘대대장님 언제나 저희들을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표현해 주어 너무 고맙고 힘이 나네~~^^ ○○대대 장병들 사랑합니다!’」

「‘대대장님 초병투입할 때 탄수불 벨을 눌러도 내려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 원래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탄수불 벨 작동상태 점검도 했고 근무자 교육도 했으니 잘 내려 올거야. 좋은 소통 고맙다^^’」

이렇게 짧게 주고받는 메모지에서 일상적으로 업무적으로 마음이 통하고, 말이 통하고, 뜻이 통하는 소통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금 우리는 ‘불통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가정, 조직, 사회에서 소통의 부재는 불건전한 갈등, 자살, 이혼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시대에 세종처럼 칭찬하면서 토론을 하거나 병영에서처럼 감사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이런 방식이 오늘날 불통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바꿔 가는 최선의 소통 방법이며, 특히 조직과 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들의 필수역량이다.

「잘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감사일기를 중단하지 말고 계속 써 보세요. 그러면 내 마음부터 먼저 열리게 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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