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잔고 4조원 단기간급등 우려

위험수위 점검·투자자 주의 필요

 

미수·동결계좌 시행 이후 신용거래잔고가 단기간 급증해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잔고는 올해 1월 4921억원에서 4조587억원(17일 기준)으로 5개월 만에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수·동결제도 도입 전인 지난 4월 30일부터 매일 평균 1000억원씩 급격하게 증가했다.<표참조>

업계에서는 최근 증시활황이 지속되면서 신용거래의 주 고객인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가 늘고 증권사의 신용거래 확대 정책으로 인해 기존 미수거래수요가 신용거래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신용거래는 시장이 좋을 때는 수익률을 높이는 수단이 되지만 나쁠 때는 매물압력을 높여 주가 하락을 주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대우증권 한 관계자는 “신용잔고의 증가는 이전처럼 편안한 상승이 아니다”라며 “주가가 오를 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조정을 받거나 하락할 경우 외상으로 구매한 주식들이 먼저 매물로 쏟아지면서 개인투자자와 주식시장 모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현재 증시의 상승세는 경계 모드를 동반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주식매매제도팀 지천삼 과장도 “연일 증시 최고점 돌파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가 늘고 있다”며 “각 증권사는 리스크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최근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지난 14일 간부회의에서 신용거래 급증에 따른 리스크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증가추세에 따른 위험요소는 확인할 수 없다”며 “신용거래는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위험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용거래제도가 조정시와 하락시에 미수거래보다 더 많은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수거래는 하락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해도 3일이 지나 자동매도체결이 완료돼 초보자라도 손실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신용의 경우 기간이 90일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미수보다 상대적으로 방심할 가능성이 많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위험관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시장하락시 손실은 미수보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신용거래에 대한 재매매가 허용되면서 신용거래와 미수거래의 차이는 3일만에 주식을 매도하느냐 3개월 안에 팔아야 하느냐의 기간 차이만 있고 투자자들의 리스크는 그대로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