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자바 병행 … 기술기반 논란 종지부

이번주 SI사업자 선정 … 본궤도 진입

 

산고의 진통을 겪었던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이번주 SI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27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평가단 회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준법감시실 승인이 나오는대로 은행장 승인을 거쳐 우선협상대상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술점수 자료와 가격점수를 병합해 평가점을 만드는데 시간이 지체됐다”며 “빠른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어뱅킹 시스템 개편, 메인프레임 개방형표준계열 전환을 골자로 하는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총 1900여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C-자바 하이브리드형 개발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본 사업 착수가 늦어진 배경은 은행의 미래 장기비전 구현을 위한 자바기술 도입 타당성 논의가 촉발되면서 논란이 어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은행 안팎에서는 차세대시스템 기반 기술에 자바를 적용하는 방안 관련 가능하다와 불가능하다가 팽팽하게 맞서왔다.

자바의 기술 우위는 인정하지만 은행 주전산시스템으로 채택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가상화 엔진을 J2EE프레임워크 앞단에서 운영하는 자바기술은 성능 이슈에 직면할 수 있고 트랜잭션 볼륨을 간과하면 자칫 대형 금융사고를 유발한다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

장점은 역시 일단 분석된 각 객체의 유기적 혼합은 그 어떤 개발언어에서도 만들 수 없는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이 가능하고 향후 변화무쌍하게 돌아가는 금융환경에 손쉬운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기반 기술 관련 자문위원 회의에서도 교수진별로 이같은 장단점을 놓고 갑론을박을 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같은 논란속에 하나은행은 사업자 선정 일정은 당초 4월달 공식절차대로 진행하되 개발 프레임워크 선정은 SI사업자와 같이 논의하자고 결정하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SI사업자에게 이미 프레임워크를 제안받았고 티맥스, 큐로컴, 티메노스 BMT도 완료했다”며 “SI 선정 후 개발 프레임워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술기반 구조상에서 코어뱅킹 시스템은 C언어”라며 “그러나 자바를 부분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즉 콤포넌트 기반 개발방법론(CBD)을 채택하는 하나은행은 기존 은행상품 개발은 C언어 기반 코어뱅킹을 도입하지만 복합·파생상품 등 복잡한 로직의 상품개발 시스템은 자바 기반으로 개발, 은행 비즈니스 환경변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소 파격적인 아키텍처가 필요하지만 조봉한 CIO의 진취성과 IT부서·현업부서의 의견을 모두 수용한 정책적 결정이라는게 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김종열 행장이 개발일정 지연을 지적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로 C언어의 취약점을 자바로 보완하자는 의견을 대폭 반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측은 내달중에 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제반일정을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유시완 본부장은 “논란으로 이해하지 말고 진보적이고 건전한 논의로 봐달라”고 최근 기반기술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향후 일정은

차세대시스템의 가장 큰 줄기를 넘어선 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일정은 이로써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미 티맥스소프트, 인젠트, HP 등이 참여한 멀티채널 아키텍처 성능테스트(BMT)가 완료돼 내부 평가에 한창이고 IBM, BEA시스템즈가 참여한 전사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시스템 역시 은행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한국컴퓨터, 인젠트 등이 격돌중인 통합단말시스템 역시 은행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다.

이들 사업자 선정이 완료되면 하나은행은 ITSM, 아키텍처 가이드, 통합인터넷뱅킹, 그룹웨어, 지식관리, EP, 신용카드, 경영관리, 정보분석고도화, DR 등 사업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 차세대추진본부 유시완 본부장은 “총 17개 과제를 9개 사업단위로 묶어 이제 2개 사업 단위 승인 및 절차가 완료됐다”며 “일정이 늦어진 만큼 계약 등 행정기간을 단축해 2009년 중반기 개통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타 은행과 다른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만큼 하나은행은 SI사업자가 선정되면 차세대시스템 산출물을 국내외에 판매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하나은행은 과거 부즈알렌과 공동 개발한 ORM(운영리스크관리) 시스템을 패키지 형태로 국내외 금융기관에 공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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