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인수설 공시 헤프닝

M&A 전략가 부재등 난맥상

국민은행의 옹색한 증권사 인수 전략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5일 국민은행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 SK증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양사가 지난 12일 황급히 조회공시에 나서 소문을 진화하는 등 촌극을 빚었다.

문제는 이같은 국민은행 증권사 인수 관련 소문은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권가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키움닷컴 증권 인수설이 증시를 덮친 바 있고 지난 5월말에는 KGI증권 인수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6월에는 한누리증권 인수설이 증권가를 한바탕 술렁이게 했고 이달들어 SK증권 인수가 또 한번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실제로 SK증권 주가는 조회공시일 11일에 245원 떨어진 2865원으로 마감했다가 12~13일 반등, 13일기준 종가 3600원으로 널뛰기까지 했다.

국민은행 증권사 인수합병 소문의 진원지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만 탓하기는 이른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의 이같은 전략적 미스는 점포수가 적고 비용측면에서 저렴한(?) 증권사만 찾고 있는데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M&A 무산 이후 약 5조원 자금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작업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며 일침을 가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서 보듯 인수·합병에 대한 전략가 부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최인석 팀장은 "자본시장이 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증권업 진출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사업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증권사를 집중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증권사 매물이 M&A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증권사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측이 원하는 특화·전문화 된 증권사는 이미 증권업계에서 상위그룹의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 인수에 나서지 않으면 증권업 진출은 힘들어 보인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은행업 본연의 영업목적을 제외한 다른 인수?투자대상에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지배구조문제를 들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다른 경쟁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은 ??오너??로 여길 수 있는 주체가 없다"며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80%를 넘어섰기 때문에 주주들의 입맛에 맞는 행보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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