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화·포지셔닝·차별화 마케팅 성패 좌우

"CEO는 마케팅 책임자 역할해야 한다"

 마케팅부서 대부분 판촉부서로 전락

 

현대 마케팅의 대부로 잘 알려진 필립 코틀러 교수는 날로 치열해지는 은행업의 경쟁 환경에서 마케팅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업직원, ATM, 전화, 우편, 웹페이지 등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이 일관성 있는 ??브랜드경험??을 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CRM(고객관계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명확한 은행의 포지셔닝 개발 △광고에만 제한되지 않는 강력한 브랜드 구축을 통한 포지셔닝 확립 △최신 CRM시스템의 도입을 통한 고객중심의 경영체계 구축 △저비용 채널의 사용 및 다양한 채널 개척 △웹페이지의 활용성 제고 △초특급 고객서비스의 구축 및 직원들을 파트너로 취급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은행의 비결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은 신한은행 초청으로 금융업의 미래형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진 필립 코틀러 교수의 최근 저작인 마케팅을 말하다의 주요 내용이다.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의 열쇠는 △표적화 △포지셔닝 △차별화로 대표된다.

기업은 표적시장을 신중하게 정의하고 기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잇점을 효과적으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또 경쟁업체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제품 및 서비스상의 중대한 차이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우수한 품질과 좋은 서비스가 경쟁에서 이기는 열쇠였다.

그때는 다수의 기업들에게 그러한 요소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품질과 서비스가 기업이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 됐기 때문에 우수한 품질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고객들은 우수한 품질과 좋은 서비스를 기대한다.

결국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거기에는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능력, 스타일과 브랜드 구축, 우수한 제품 디자인을 통해 경쟁우위를 점하는 능력, 다양한 혜택으로 상품을 확대시키는 능력, 상호이익이 되는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마케팅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

관리자들은 비슷비슷한 세미나에 참석해 벤치마킹, 아웃소싱, 경쟁업체보다 우수한 제품공급 등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경쟁하고 있는 무대는 결코 정지상태에 있지 않다.

이는 경쟁업체 각각이 서로 다른 자원과 능력, 기회를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빈틈없는 기업들은 경쟁우위를 찾아내고 재빨리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시장점유율은 서로 다른 경쟁업체들의 창의력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기업은 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거기에는 제품을 더 신속히 개발하고 제공하는 능력, 더 다양한 혜택으로 상품을 확대하는 능력, 고객들과 상호 이익이 되는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기업은 새로운 특징들, 즉 더 우수한 디자인 맞춤화, 더 우수하고 다양한 서비스, 고객과의 관계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내에서 마케팅 부서의 역할

마케팅 부서가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비즈니스 전략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마케팅 부서는 시장을 조사하기 때문에 소비자, 경쟁업체, 유통업체들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마케팅 부서들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기업이 생산하기로 결정한 상품을 판매하는데 에너지와 예산의 대부분을 쓰고 있다.

마케팅 부서가 아닌 판촉부서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4P(제품, 가격, 유통, 촉진) 마케터가 아니라 1P(촉진) 마케터가 되고 있다.

기업이 마케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은 것도 그로 인한 결과이다.

◆마케팅에서 CEO 역할

CEO는 마케팅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대규모 컴퓨터 시스템이나 대형 발전소 같은 대규모 B2B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데 있어 CEO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루 거스너가 IBM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킬 수 있었던 비결중의 하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자기 시간의 30%를 할애했기 때문이다.

GE의 전 CEO인 잭 웰치는 고위 관리들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그는 GE의 주요 사업부 각각의 최고책임자들의 호칭을 부사장에서 CEO로 바꿨다.

현재 GE에는 13명의 CEO가 기업 고객들의 수석 간부들을 방문하고 있다.

잭 웰치는 재임기간 동안 GE의 주요 고객 100군데를 개인적으로 방문했다.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해야 할 고객층은

많은 기업들은 충성스러운 고객들에게는 적은 보상을 하고 신규고객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자동차 보험사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신규로 가입한 고객에게 할부 이자율을 더 낮게 받는 반면 장기 고객이면서 사고 기록도 없는 고객에게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사의 경우는 고객들이 무사고 상태로 갱신할 때마다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휠씬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기업의 조직화 방법

중앙집권적 구조와 지방분권적 구조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시장은 지역적 특색을 띠고 있으며 현지 매니저들이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만약 현지 매니저들이 현지 시장에서 그들이 거두는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면 그들은 현지 시장에 적합한 활동들을 전개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사의 제품 매니저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그들은 현지 시장에서 현지 매니저들이 제공하는 상품보다 그들이 개발한 상품이 더 가치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업은 항상 이러한 딜레마에 부딪힐 것이다.

현지 매니저와 글로벌 제품 매니저 각각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 말이다.

한편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 시장에서 최대의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는 여섯가지 유형의 기업을 소개했다.

첫째 특정 제품과 서비스의 비용과 가격을 낮출 방법들을 개척하는 기업으로 이케아, 사우스웨스트항공, 월마트, 타깃, 홈디포, 알디 등이다.

둘째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업으로 소니, 도요타, 인텔 등이다.

셋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바디숍, 벤앤제리, 에이본, 크래프트 등이다.

넷째 고객 경험을 극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는 기업으로 할리 데이비슨과 스타벅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섯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기업으로 반스앤노블, 찰스슈왑, 페덱스 등이다.

여섯째 틈새시장을 찾아 점령하는 기업으로 프로그레시브보험, 테트라 등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