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본사의 경영경험 부족

使, 전세계서 비교적 성공

 

SC제일은행의 노사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4개월째 표류 중이다.

현재 SC제일은행은 노조의 천막 농성이 114일째(8월 31일 기준)에 접어든 상태다.

이와 별도로 노사 양측은 지난 5월부터 은행의 영업력 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임단협을 진행중이다.

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은 △본사의 경영간섭 중단 △외부인사 채용 중단 △영업력 강화 등이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경영방식과 국내영업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갈등 및 비효율성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 유입 후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것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국내 직원들의 문화적 이질감이 발생했다"며 "SC의 경우 한 국가에 치중해 영업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제일은행의 전국적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탠다드 차타드는 전 세계에 걸쳐 총 56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실제로 현지 법인으로 등록된 곳은 4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규모 영업점의 성격을 띠고 있다.

노조측은 외부인사 위주로 구성된 현 임원진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외향적으론 외국계 임원과 한국계 임원의 비율이 50 대 50으로 보이지만 현지의 영업 경험이 있는 인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대부분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계약직이기 때문에 이들의 단기업적을 위한 경영정책에 회사가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영업인력 및 영업점 확대로 은행의 기반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제일은행의 소매영업점수는 398개로 타 은행(국민 1136개, 신한 1040개, 우리 858개, 하나 625개)의 1/2 또는 1/3 수준이다.

이런 노조측 주장에 대해 은행측 관계자는 "대만에선 전국적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신추은행도 무리 없이 경영하고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지금 문제는 은행의 규모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C의 경우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권에서 다양한 고객층을 상대로 오랫동안 영업을 해왔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외부인사 영입에 관해선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능한 인사를 배치한 것"이라며 "실제로 상반기 실적 향상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번 임단협이 불발로 끝날 경우 별도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지속적인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합의점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실력행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도 현 정부의 불법투쟁에 대한 강경 입장을 반영해 가급적 준법투쟁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