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장외거래 호가집중제도 실시

투명성 저해 메신저 거래관행 근절

 

얼어붙은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감독당국과 증권업협회가 발벗고 나섰다.

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는 지난 9일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을 앞둔 채권시장 선진화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증권업협회 황건호 회장은 채권시장 인프라 강화를 위해 오는 11월부터 시행되는 장외거래 호가집중제도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황건호 회장은 "장외 채권시장의 규모가 장내시장의 약 7배에 이르는 월등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장외시장 특성을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채권시장은 장외시장과 장내시장 간 자유로운 경쟁과 참여를 통해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어 "이미 선진시장에서 보편화된 채권 전자거래시스템(ATS)도입을 적극 추진해 자율경쟁을 촉진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홍렬 부원장도 축사를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현물시장과 선물시장,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모두 조화를 이뤄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며 채권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부원장은 특히 메신저 거래 관행의 폐쇄적 정보공유와 제한적 거래 형태를 공정한 가격형성 및 유동성과 투명성의 저해요인으로 꼽으며 개선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전 부원장은 채권 관련 규제완화와 경쟁촉진을 통해 채권시장의 선진화를 유도할 뜻을 밝혔다.

전홍렬 부원장은 "추진중인 상법 개정안에 따라 사채발행 총액 제한 폐지, 주식연계 채권 발행 활성화 등 기업 소유구조 개선에 앞장서겠다"며 "고수익채권 등 회사채 발행 촉진을 위해 회사채 전문투자펀드 등의 도입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메신저 거래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모든 채권 장외거래 호가를 증권업협회에 보고토록하고 호가정보와 체결정보를 연결시켜 공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업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증권연구원 김필규 연구위원은 채권수요 측면에서 채권보증전문회사 제도와 회사채 집중투자펀드 도입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펀드의 일정 비중 이상을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도입해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하이일드 펀드 등 고수익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혁신 중소기업과 성장이 높은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로 나선 굿모닝신한증권 정유신 부사장은 다양한 채권신상품의 도입 발행, 유동시장의 효율성 제고 및 균형적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유신 부사장은 특히 고수익채권, QIB(Qualified Institutional Investor)제도의 도입으로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고 MTN(Mid Term Note) 프로그램 도입으로 채권업무의 근본적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병호 부사장은 "대우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채권시장이 침체됐다"고 진단하며 "투자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시장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병호 부사장은 아울러 "발행시장의 수요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책, 신용평가 수수료 인하 등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투자등급 제약 요인을 완화해야 한다"고 해소방안을 제안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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