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증권사 할당량 배정

직원 1인당 13좌까지 모집

카드시장 수위자리 확보에 강한의지를 보이는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에 막대한 카드모집 물량을 밀어내는 등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명의로 된 우리카드 연계모집 프로모션(안)이 각 지점에 전달돼 영업직원의 카드모집이 불을 뿜고 있다.

이 문건에는 12월 31일까지 총 10개월간 4만 2000계좌를 모집하도록 돼 있다.

또 사업부별 상세한 목표도 배분돼 있다. WM 사업부 고객기반 목표치는 에메랄드 등급 이상의 우리투자증권 고객 중 우리카드 미보유 고객의 10%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개인별로는 균등배분을 원칙으로 1인당 평균 약 13좌를 확보하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위탁자산별 발급 가능한 카드의 종류도 약 4단계로 세분화, 인피니티, 다이아몬드, 플래티늄, 일반카드로 할당돼 있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직원 본인이나 최근 6개월간 우리카드 이용실적이 있는 고객, 카드 분실에 따른 재발급은 실적 제외 대상이다. 사실상 모래위에 바늘을 찾는 격으로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반대급부로 돌아오는 인센티브는 은행 직원과 차이를 보여 1좌 유치 기준 일반카드 1만원, 다이아몬드·플래티늄 2만원, 인피니티 3만원 수준이다. 실적 우수 상위 15위 그룹에 동남아 해외연수 단서도 붙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이번 프로모션은 지난 3월부터 실시된 연계마케팅이 비활성화 돼 있다고 판단, 지난 22일 2차 프로모션을 단행키로 하고 영업점 직원의 카드 모집을 종용한데서 직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업무도 과중한 상황에서 개인 할당 물량이 너무 많다는게 직원들 불만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시너지효과를 바라는 것은 타당하지만 증권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카드영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인사평가에 있어 카드 유치 실적이 반영되고 있으며 실적 수당이 지급돼 아예 카드 유치에만 전념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주객이 바뀌어도 한참 바뀌고 있다는 한탄이다.

또한 시기마다 시행하는 방카슈랑스, 적립식 펀드 등 캠페인 전개로 영업사원의 실적부담과 함께 노동강도가 증가하는 것도 반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도 이같은 계열사를 활용한 연계마케팅이 카드시장 과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2국 정철우 팀장은 "전략적인 제휴업무를 영위하는 상태에서 규제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다만 카드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카드모집에 대해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카드모집과 연계한 경품 또는 부가서비스 제공 등 준법감시를 강화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화로 덩치가 커지는 국내 금융시장의 시너지 영업이 필요악처럼 직원을 옥죄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