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비은행간 이자율 차이 고심

시장 및 금융당국 정책 예의주시

시중은행의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검토중인 시중은행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여러차례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에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은행측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시중은행의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국민은행측에도 뭔가 주문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을 검토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뭐라고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측은 현재 그 진출 방안에 있어서 지주사 전환 후 계열사를 통해 진출하는 형태가 될지 은행의 자회사로 진출하는 형태가 될지 아직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계열사로 진출하는 경우와 은행자회사로 진출하는 경우는 리스크 관리에서도 차이가 있어 대출자금의 이자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은행의 경우 기존 자기자본비율(BIS) 협약인 바젤1이 적용되는 반면 은행은 신BIS협약인 바젤2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바젤1은 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할 때 개별 대출마다 위험도를 측정하지 않는다. 고객의 신용도에 상관없이 대출금액의 100%가 위험가중자산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바젤2는 모든 대출건마다 신용도를 측정해 대출금액의 0%~1250%까지 위험가중자산을 달리 계산한다.

따라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고객의 경우 100%이상 위험가중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교적 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금융시장에서 바젤2가 적용된다면 그 위험가중치만큼 이자율도 상대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본의 아니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돈놀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에 휩쓸릴 위험성이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한미캐피탈은 인수해 우리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하고 26일 주총 후 본격적인 업무확장에 들어간다.

일차적인 확장은 기존 리스와 할부금융업무에 기업신용 및 부동산 대출 업무를 추가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상황을 봐서 소비자금융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지주의 한 관계자는 "우리파이낸셜의 소비자금융시장 진출은 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살펴본 후에 결정할 사안"이라며 "우선적으로 사업진출로 인해 감수해야할 부실리스크 및 평판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의 니즈 및 공감대 형성 △국민편의와 손실률을 감안한 적정 이자율 책정 △업계의 동향 파악 △그룹전체의 시너지효과 등도 시장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나은행이 희망제작소와 협력해 추진하려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은 현재 재경부와의 정책적 이해관계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을 진행하던 하나 희망재단의 법인세 징수 여부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이다.

하나은행측은 재단의 공익성 고려해 법인세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경부는 적지 않은 이자수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인세 면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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