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이성규부사장 역설

공유와 참여, 개방정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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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도 웹2.0과 같은 공유와 참여, 개방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나금융지주 이성규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금융2.0이라는 강연을 통해 "자산규모를 불리는 국내 리딩뱅크 경쟁은 2~3년 내에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2.0이란 공유와 참여, 개방의 정신을 내세워 사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구축한다는 웹2.0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현재 법인주의에 따라 구분돼 있는 금융회사들의 구조를 벗어나 고객 중심으로 재편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성규 부사장은 "리딩뱅크 경쟁은 IMF 이전의 사고방식"이라며 "예금에서 투자로 자금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는 요즘은 자산규모에서 효율성으로, 주주 중심에서 고객과 직원 중심으로,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 형태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생명보험사 상장 등으로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 구도가 변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10년은 은행의 라운드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증권의 라운드, 그 다음 10년은 보험의 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라며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와 비용절감이라는 경영학 원론으로 돌아가 비은행 부문의 인력과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규모 콤플렉스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룹 내 은행 집중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게 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 중심으로 금융권이 재편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역동성을 상실했다"며 "그로 인해 지금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자금중개기능 약화, 관리 능력을 초과한 자산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규 부사장은 외환위기 직후 금융감독원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부실기업정리를 주도한 당사자로 구조조정의 해결사란 별칭이 있다. 이후 이 부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나금융지주의 전략 및 리스크관리 부문을 맡고 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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