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구조개편 필요성 공감

신한은행이 명예퇴직 실시를 두고 노사간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지난 16일 신한은행 관계자는 "노조측에서 먼저 인사제도의 개선안을 제안한 바 있다"며 "현재 노사간 명예퇴직과 관련해 주요사항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나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명예퇴직에 대해 먼저 언급한 것은 은행"이라며 "노조는 고용불안을 야기하지 않는 차원에서 인사제도를 개편할 수 있는 임금피크제 등을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신한은행의 명예퇴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게 된 배경은 승진 적체가 심했던 구 조흥은행과의 통합후 아직 이렇다할 구조개편을 실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지난해 12월 600여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냈지만 은행 전체 규모(1만1333명)로 봤을 때 인사문제의 왜곡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크게 모자란 수준.

더구나 당초 사측은 직급에 따라 연령을 기준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 조흥은행 노조가 "연령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인사적체로 승진하지 못한 옛 조흥 출신들이 주로 대상자가 된다"며 반발해 범위를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때문에 현재 신한은행의 조직구조는 아직까지도 상위직급이 지나치게 비대한 상태라는 것이 노사 양측의 공통된 시각이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이 조직구조면에서 상위직급이 하위직급에 비해 지나치게 비대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 인사구조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조흥은행의 승진 적체 해소가 인사제도 개선의 핵심사항"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중인 신한은행 노사는 이번 명예퇴직 부분도 함께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옛 조흥은행과 합병으로 부지점장 이상 상위직급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퇴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시기는 아마도 정기 인사가 있을 내년 초쯤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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