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A은행 13테라 도입서

내년 1페타 공급 겨냥 포석

 

시중 A은행이 전행적으로 추진중인 영업점 개선 사업에 0원 입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이 은행은 디스크 도입 관련 입찰을 마감한 결과 한국EMC,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참여, 각각 제안한 가격을 분석한 결과 효성측이 0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측이 추진중인 BPR은 총 79억 7000만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내년 1분기까지 후선업무 혁신 및 공통모듈 구축에 나서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A은행은 내년 1분기까지 전자단말기, 스캐너 겸용 통장프린터기, 이미지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 및 전산장비를 도입한다.

특히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 전 영업점 확산 이전에 시범운용을 준비 중인데 이 과정에서 디스크 13테라바이트 분량 약 3억원대 입찰이 실시된 것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관계자는 "시범운용에 참여해야 전 영업점 확산 때 총 1페타바이트 분량의 막대한 공급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고 0원 입찰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저가 입찰이라고 애초에 공고됐기 때문에 내부 정책에 따라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은행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당초 지난주 결과발표를 이번주로 미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T업계 곳곳에서 효성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하나은행 계정계 디스크 입찰에서도 테라바이트당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 수주한 사례가 있었는데 유사한 사건이 또 나왔다는데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A은행이 전통적으로 EMC 진영이라는 점을 의식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렇게 내려간 가격은 다시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만약 A은행측이 효성을 채택할 경우 세법상 증여세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내년 국내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이같은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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