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한양·부국 매물 거론

대기업 10여곳 물밑 접촉중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에 말이 무성하다.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과 생존전략을 찾기 못한 증권사 대주주간 이해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매각방침을 밝힌 신흥증권을 필두로 한양, 부국증권 등 중소형증권사의 연쇄적 인수합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표 참조>

굿모닝신한증권 김효원 애널리스트는 "대기업이 증권사 인수, 신설을 꾀하고 있고 자통법을 앞두고 대형화 필요성이 부각돼 중소형증권사에 대한 매력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반기 증권사 M&A시장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물로 거론되는 중·소형증권사

증권사 M&A시발점은 신흥증권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매각방침을 공식 선언하면서 M&A 신호탄을 올렸다.

신흥증권은 현재 최대주주인 지승룡 대표이사가 보유중인 지분 매각을 위해 인수자의 대리인 전문컨설팅사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신흥증권의 매각 대상 지분은 지승룡 대표이사가 보유한 15.10%를 포함, 29.88%(자사주, 익성학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증권의 현재 자본금은 580억원, 점포수 14개, 종업원 295명으로 위탁매매나 자기매매 등을 제외한 특화된 사업영역을 발굴하지 못한 것이 매각 결정의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의 매각협상에 20여곳의 기업이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흥증권 관계자는 "인수 유력대상으로 롯데, 두산 등 재계 대기업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접촉 중"이라며 "다음주쯤 우선협상자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양증권도 매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진행사항이 보이진 않지만 지난 8일 창업자인 한양재단 김연준 이사장이 별세, 창업주의 지분 상속과정에서 한양증권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현황은 창립자 김연준 이사장의 아들인 한양대 김종량 총장이 4.05%, 한양학원이 16.20%, 백남관광(김종식 부회장) 10.80%, 백경순씨(古김연준 이사장 부인) 7.4% 등 특수관계인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가 한양의료원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사 매각대금을 활용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부국증권도 M&A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자기자본이 2888억원인 부국증권은 김중건씨 등 특수관계인(23.8%)이 최대주주며 자사주(30%)와 리딩투자증권(14.20%)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면 자사주까지 손에 쥘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적대적 M&A까지 거론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M&A설에 휩쓸린 상태다.

일단 교보증권 측은 공시를 통해 부인을 했지만 지난해말 교보증권이 교보투신의 지분(64%)을 교보생명에 넘긴 사례가 있어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증권사 인수 10여 기업 관심

현재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높은 기업은 10여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이미 증권업 진출을 선언 한 뒤 신설과 인수를 놓고 저울질에 나섰다.

두산그룹도 최근 BNG증권중계 인수를 확정지었지만 추가 인수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BNG증권중개는 자본금 30억원으로 종합증권사가 아닌 위탁매매 전문증권사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도 대한화재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코스모 투자자문사를 인수하기 위해 일본계 투자사인 스팍스와 협상중이며 이후 증권사 인수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 캐피탈, 보험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자문사 인수 후 금융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캐피탈을 인수한 아주그룹도 금융업 강화를 선언하고 증권사 인수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이밖에 기업, SC제일, 부산은행과 몸집불리기를 선언한 NH투자, 동부, 유진투자증권 등 금융권에서도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증권사 M&A 시장분위기에 대해 "오는 8월 증권업 재인가 시점 때문에 시간적 제한이 존재하는 만큼 신설보다 인수합병 쪽으로 선회한 것"이라며 "조직구성과 인력확보면에서 M&A방법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자본금 요건 강화 등 진입요건이 강화돼 M&A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감독당국이 투자매매, 투자중개, 투자자문업 등 6개 업무를 영위하는 금융투자회사 인가 사항으로 자본금 5000억원 이상 진입장벽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져 규모확대를 위해 M&A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표>중소형증권사 현황

 증권사 자기자본(억원) 지점수 임직원수(명)  최대주주
 교보 3945 43  929  교보생명 51.6%
 신흥 1619 14  295  지승률 등 특수관계인 29.88%
 한양 2109  15  343  한양학원 등 특수관계인 38.45%
 부국 2888  15  224  김중건 등 특수관계인 20.9%
 유화 3945  7  138  윤장섭 등 특수관계인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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