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행장급 공평하게 50%

실무부서 인수은행 우세

통합은행의 출신별 자리 분배가 부서장급 인사에선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통합은행은 내부의 갈등을 염려해 임원인사의 경우 합병전 은행 출신간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해 왔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임부서장급 인사를 단행한 통합은행은 이번에도 대부분 통합전 세력의 균형유지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선임한 13명의 부행장 중 외부영입 인사 5명을 제외한 부행장을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에게 동수로 분배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 13명이던 부행장 수를 14명으로 늘리면서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부행장 수를 똑같이 7명씩으로 구성했다.

이는 가장 최근(2006년 4월) 합병을 실시한 신한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승진하거나 유임된 8명의 부행장 중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출신은 각각 4명으로 동일했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이번 부행장 인사를 통해 옛 서울은행과 옛 하나은행 부행장 수가 각각 3명으로 같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통합은행의 균형유지 노력도 부서장급 인사에선 은행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신한은행이 최근 단행한 부서장급 인사를 살펴보면 총 55명 중 옛 신한은행 출신이 35명(63.6%), 옛 조흥은행 출신이 20명(36.4%)으로 통합 주체세력이랄 수 있는 옛 신한은행 출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본부장 인사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총 34명의 인사 중 옛 조흥은행 출신은 15명(44.1%)에 불과하다.

하나은행 역시 옛 보람은행 출신 및 외부영입 인사를 제외하더라도 옛 하나은행 출신이 조금 더 높은 비율을 나타낸다.

그러나 합병당시 두 세력간 인원규모를 고려할 경우 꼭 편중된 인사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내부의 시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부서장 인사에서 옛 하나은행 출신과 서울은행 출신이 가각 48%, 39% 정도의 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차이는 옛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당시 직원수를 고려해보면 한쪽에 편중됐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부서장급 인사에서도 여전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임원인사에 합병전 세력의 균형을 고려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마찬가지로 부서장급 인사에서도 옛 주택과 국민 출신간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우리은행의 태생 자체가 양대 세력간 인원을 맞춰 합병을 했기 때문에 초기부터 그 균형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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