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은행 직원 불만 폭증

국민-주택 합병추진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해당 은행 노조와 노조원들의 갈등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말 총파업 실패 후 노조집행부가 보여온 일련의 투쟁활동은 강제합병을 철회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1월 30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를 정점으로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한 모습이다.
금융노조 간부가 회의에 참석, 총파업 실패에 대해서 사과한 데 반해 현재 구치소에 수감중인 이경수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집행부를 비판하는 행동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 노조원들을 분개시켰다.
이경수 위원장을 대신해 의장직을 수행한 유현숙 직무대행은 대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조차 못 할 정도로 무능력함을 보여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불신을 증폭시켰다.
또한 힘없는 집행부를 대신할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대의원들의 요구는 묵살됐으며 그 효과를 의심케 하는 투쟁계획만 수립, 이에 실망한 대구경북 대의원들이 총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택은행의 경우 그 정도가 덜하다뿐이지 힘있는 새 집행부를 구성하자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노조원들은 국민­주택 노조집행부가 현재 전개하고 있는 백만인서명운동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인사부에선 이와 관련해 영업시간중의 노조활동은 불법이라며 ‘경고문’을 발송하고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는 응분의 조치가 있을 거라는 등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집행부는 서명부를 들고 거리로 나간다거나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금융노조에서 가진 비상회의에서 국민­주택간의 합병완료시점으로 내정된 6월에 총파업을 단행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도대체 합병을 철회시키겠다는 의지가있긴 한 거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처럼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들의 갈등양상으로 노조활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두 은행 합병과정 및 합병 후 나타날 문제점에 대한 우려감은 점점 증대되고 있다.
금융관계자는 농·축협의 합병을 예로 들면서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이 얼마나 대단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지는 모르나 대등한 조직간의 합병은 서로 다른 인사구성이나 급여체계, 조직문화로 인한 힘 겨루기가 예견돼 심한 경우 조직이 와해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농협은 농·축협 합병시 축협이 안고있는 손실이 크고 농협조직이 훨씬 방대하다는 이점으로 내부의 많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나마 조직간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가능했다.
한편 국민, 주택 은행의 경우 이미 신뢰를 잃은 집행부가 자진사퇴하고 새 집행부가 구성되지 않는 한 갈등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차근차근 합병절차를 밟고 있는 양 은행 경영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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