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및 주총 임박 복합 작용

3년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금융구조조정 여파와 대폭적인 임원진 물갈이가 예상되는 주총이 임박해짐에 따라 은행 직원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조조정은 감원이라는 인식과 각종 제도가 인력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급속히 저하되고 있다.
물론 은행 직원의 사기저하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지속적으로 단행되고있는 감원 조치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만연과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들이 체결한 양해각서상 1인당 영업이익 달성기준도 감원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또한 당국자들의 40대 CEO 선임 발언과 계약제 도입도 인력감축을 위한 조치라는 게 은행권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대출관련 직원의 면책대상 확대 발표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아무런 하자없이 여신이 발생해도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며 실질적으로 은행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가장 인기있는 부서였던 여신업무가 이제는 천덕꾸러기 부서로 전락하게 됐다.
또한 인사에 있어 나눠먹기식 인사를 단행, 영업직원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며 이에 따른 사기저하는 심각한 상태다.
아울러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 결정 시기가 서면의결권 시행에 따라 이번주 및 다음주에 집중됨에 따라 로비와 눈치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업무는 뒷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거의 일손을 놓은 상태에서 상황만 주시하고 있으며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로 미래에 대한 걱정만 커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특히 행장의 교체가 예상되는 은행의 경우에는 낙하산 인사를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적자금 투입은행뿐만 아니라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경우에도 위원회는 형식적 기구이며 실질적으로는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걱정하는 눈치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복지부동과 보신주의는 팽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은행권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 한 직원은 인생의 내리막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속 좀 편하게 살고 싶은 것이 가장 큰 희망이라는 말로 현실을 한탄했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크다.
이미 시티은행과 HSBC은행은 국내은행에서 이탈한 VIP 고객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 인상 및 지점확대 등 공격적 경영을 단행하고 있다.
이는 구조조정 와중이라는 국내은행이 처한 상황을 호기로 삼아 시장선점 및 확대를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이다.
구조조정의 조기 완료와 신관치금융 청산 및 자율적인 개혁이 시급히 요구되며 글로벌 스탠다드의 가장 기본은 자율경영을 인정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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