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은행 신혜란(申惠蘭) 업무지원팀장

은행 여직원이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 은행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은행 영업과장에서 부장급인 업무지원팀장으로 승진한 신혜란 팀장.
올해 나이 42세로 78년 서울여상을 졸업한 후 서울은행에 입사, 23년간 한 우물을 파고있는 신팀장은 84년 은행을 다니면서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영업점 직무분류제도가 시행됐기 때문.
이 제도의 특징은 기업금융담당은 RM, 개인고객담당은 PB가 수행하고 일상적인 후선업무는 영업지원팀이 담당하는 데 있다.
결국 영업을 지원하는 예금의 입·출금과 온라인 기계조작 및 내부통제 등 실무적이고 일상적인 업무인 OM(오퍼레이션 매니저)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을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영업부에서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은 신 과장의 대해 파격적인 승진인사 조치를 단행하게 된 것.
특히 여성의 섬세함과 고객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받아 온 신 과장은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에 대한 직원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작용, 획기적인 발탁 인사가 가능했다는 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번 여성인력의 승진 발탁에 대해 직원들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적합한 인물이 선임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음은 여성으로서 은행에서는 보기드문 승진 케이스의 주인공이 된 신 팀장과 인터뷰 내용.
-파격적인 승진 인사의 주인공이 됐는데.
▲여러 곳에서 너무나 많은 기대감을 표시,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가정주부의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면서 금융상담사, 기업고객상담사, 개인고객상담사 등 각종 자격증 취득과 학업에 열중한 것으로 안다. 어려움은 없었나.
▲가족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줘 큰 어려움 없이 능력계발에 주력할 수 있었다.
-향후 계획은.
▲과욕을 부리지 않고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본부 지정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세싱을 개선하고 보조업무 및 영업점 업무경감 차원에서 중앙집중업무를 검토·시행할 방침이다.
<朴在熙 기자>jhpark@kbanker.co.kr

기업은행 외환업무부 박경은 과장

자기계발로 학력 극복…천진지점 발령

은행권에서 여성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해외지점에 발령받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한 여 행원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현재 기업은행 외환업무부에 근무하고 있는 박경은 과장.
여성 최초라는 의미도 있지만 21세기의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천진지점이 발령지라는 점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동료들은 박 과장이 지난 79년 동구여상을 졸업하고 입행한 이후 주경야독으로 이뤄낸 결과이기에 시샘하기보다는 진심어린 축하인사를 전한다.
하지만 박 과장은 주위의 관심이 고마운 한편 그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난번 행내 공모에서 동료들을 제치고 박 과장이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시작하게 된 중국어를 꾸준히 공부해온 결과다.
1남 4녀 중 둘째인 박 과장은 아버님의 “서울대 아니면 대학갈 생각도 말라”는 말씀에 대학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여상을 졸업, 행원이 된 박 과장은 연수원에 근무하면서 어학연수나 학술연수를 떠나는 대졸사원들의 공부하는 모습에 매료됐다.
그래서 낮에는 은행원으로, 밤에는 방송통신대학의 중국어학과 학생으로 생활했으며 90년도 졸업과 함께 국제부에서 국외점포관리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중국진출을 앞두고 그 타당성을 조사하면서 자신이 가진 중국어 실력에 대한 한계를 느껴 어학연수도 갔다왔으며 종국에는 사비를 털어 유학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박 과장은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선 한 지역의 정치, 문화, 역사를 두루 공부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 지역학을 선택해 공부했으나 중국 학위제도의 미비로 법학학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아직 미혼인 딸을 멀리보내야 하는 어머님의 섭섭함을 뒤로하고 오는 20일 내지 25일경에 출국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천진지점에서 외국환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박 과장은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또한 여성도 해외지점에서 충분히 직무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민현 기자>mho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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