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강화, 경쟁력 제고

시장성숙 미흡 시기상조

주요 금융지주회사가 올해 비이자수익 확대를 우선사업 전략으로 내세우자 전문 IB증권사 설립방안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즉 은행 IB사업본부와 증권사 IB사업본부를 통합 분리해 독립 조직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 하나은행은 계열 증권사와 IB부문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민영화 추진에 따라 대우증권과 IB부문 통합을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산은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대형투자회사 육성을 위한 추진안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대우증권의 투자금융(IB)분야를 강화해 향후 분리 매각할 계획으로 전문 IB증권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올해 IB사업 강화를 중점사항으로 은행과 비은행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은행성장성 둔화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해 IB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 IB조직과 증권사 IB조직을 통합해 하나IB증권을 설립한 바 있다.

하나IB증권은 금융지주의 IB사업부문을 전담하며 독립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이같이 전문 IB증권사의 출현으로 신한, 우리금융지주도 다각적인 IB육성 전략 수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자문을 받고 신한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의 IB통합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행사항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IB전문인력 육성에 대해 단순 스터디 차원에서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룹 차원에서 전문 IB증권사 설립보다 인력양성이 우선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간 10여명 안팎의 인적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도 은행으로 분리한 증권사 IB조직을 다시 증권사 조직체제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3년 전 은행, 증권간 IB사업 시너지 도모를 위해 은행 중심의 IB사업 조직을 구성했지만 성과는 미흡하다는 내부의견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은행내 인적네트워크 활용과 클라이언트 인식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뤘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있어 다시 증권사 본사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행, 증권간 IB통합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한국금융연구원 강종만 연구원은 "투자은행 업무 활성화를 추진함에 있어 선택할 수 있는 조직구조는 내부겸영, 지주회사 산하 자회사, 독립계 투자은행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며 "특정 조직구조가 다른 구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내부겸영의 경우 기존업무와 투자은행 업무간의 시너지 창출에 유리한 반면 유연한 사고, 적극적 리스크관리, 성과주의 등 투자은행 문화의 정착에 있어서 불리하며 투자은행 부문을 독립적으로 조직할 경우 투자은행 문화의 정착을 위한 환경조성에는 유리하지만 기존 업무와의 시너지 미미, 자금조달 한계, 브랜드 인지도 미흡 등 장단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업계 실무자도 "아직 IB시장이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독립증권사 출범은 조금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다"며 "IB는 인력이 중요한 만큼 조직구성보다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