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회원사마다 1000만원 요구

부대행사 축소 생색내기용 빈축

올해 3번째 맞는 증권인들의 축제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회원사에 과도한 협찬비를 요구해 원성을 사고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제3회 증권선물인 마라톤 대회 주최측인 증권선물거래소(이하 KRX)는 회원사인 증권사로부터 500~1000만원의 적지 않은 협찬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행사는 주식시장 활황을 기원하는 취지로 증권유관기관, 증권·선물회사, 자산운용회사 등 79개 기관에서 증권선물인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 올해는 전년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1만5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이 증권인을 위한 축제가 자리매김하는 가운데도 불구하고 주최측인 KRX는 당초 예상인원보다 많이 참가했다며 회원사에 협찬비를 더 요구해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직원은 "증권인을 위한 축제라면서 그 대상자인 증권사에게 너무 과도한 협찬금을 요구한다"며 "1년에 회비 형식으로 거래대금을 지불하는데 그 재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회가 끝난 후 대회 결산과 함께 수입, 지출 명세서 공개 등 대회참가자는 물론 대경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며 "적자면 적자, 흑자면 흑자, 있는 그대로를 알려 이해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가 대회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회원사들이 거래대금에 비례해 KRX에 내는 회비가 증권시장 운용, 시스템유지관리, 인건비 등 운용비용 외에 공익사업, 교육사업 등 증권업 발전을 위해 사용토록 돼 있어 증권사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도 "증권사는 KRX의 회원과 동시에 주주의 성격을 띠고 있어 협찬을 요구했을 때 다소 불쾌해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KRX가 적극적으로 회원사의 입장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번 마라톤 대회는 놀거리, 볼거리 등 가족단위 프로그램이 일부 축소될 것으로 전해져 생색내기로 전락할 처지다.

KRX 홍보기획TF 관계자는 "당초 예상된 인원보다 많아 예고된 가족참여 놀이프로그램이 일부 변경될 수 있다"며 "작년에 실시한 사회나눔 캠페인 또한 어떻게 될 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증권선물거래소 이영탁 이사장의 임기만료로 이사장 직책이 공석인 가운데 VIP급 인사 참여 여부도 불확실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은 더 이상 선행(善行)이나 생색내기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업의 중요한 의무가 된지 이미 오래다"며 이번 대회의 부족한 부분을 아쉬워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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