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11개 상품운용

책임자 잦은변경 등 혼란

1가구 1펀드시대에도 불구하고 자산운용업계의 현실은 참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되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과 함께 역량 검증 등 운용측면에서 허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회사 소속 펀드 매니저는 783명(2007.12.31 기준)으로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8601개, 298조원의 펀드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 운용은 대부분 팀제로 운용되지만 매니저 1인당 11개 펀드, 3805억원을 담당하고 있는 꼴이다.

문제는 1인당 운용하는 펀드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펀드가 난립하다 보니 만들어진 펀드는 많으나 운용하는 사람은 한정돼 있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운용인력의 부족은 전문성에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펀드매니저 연령 분포를 보면 30대가 6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운용경력은 6~10년차가 전체의 37%를 차지해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성과 혜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경쟁사간 스카우트 경쟁으로 인해 펀드매니저 평균 재직 기간이 2.5년에 불과한 것도 간접투자 문화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별 공시건수를 살펴보면 지난 1년 동안 자산운용사들의 변경 공시는 5949건으로 전체 펀드 숫자가 8601개인 점을 감안했을 때 67%의 상품에서 운용전문인력의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또한 100건 이상 펀드매니저를 변경했다고 공시한 자산운용사도 17곳에 달했다.

변경공시가 가장 많았던 운용사는 한국투신운용이 875건, 푸르덴셜자산운용 715건, 산은자산운용 670건, 우리CS자산운용 397건, 하나USB자산운용 387건 순이다.

이같이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평균 재직기간이 2.5년에 불과할 정도로 이직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장기투자 문화정착을 위해 업계 전반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업산업은 외국계 대형 자산운용회사들이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계 지분 50%이상인 자산운용회사의 수탁고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여기에 신한BNP파리바 등과 같이 외국계 자산운용사까지 포함하면 외국계 자산운용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0%를 상회한다.

특히 외국계자산운용사는 오랜 상품개발 및 운용경험, 명성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을 빠르게 침식하고 있다.

몇몇 대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규모인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경쟁력 제고 및 생존을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할 전망이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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