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블산업 통해 개인금융 기반 확대

은행권이 합법적인 사행산업으로 지난해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2007년 사행산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합법적인 사행산업 매출액은 12조 7513억원으로 2006년보다 16.7% 증가했다.

2006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사건을 계기로 불법도박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합법적인 사행산업과 업무협약을 맺거나 독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몇몇 은행들의 수익 증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농협중앙회 등은 각각 경륜운영본부, 경정운영본부, 한국마사회 등의 자금출납업무를 도맡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 1994년부터 경륜운영본부와 업무협약를 맺고 현재 전국 19개 경륜경기장에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하고 현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은행업무가 없는 주말과 일요일에는 경기장 주위의 각 기업은행 지점에서 파출수납을 실시한다.

개인금융시장의 입지가 취약한 기업은행으로선 경륜사업 지원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기업은행 기관영업부 박현일 과장은 “처음 경륜운영본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목적은 개인금융시장에서 입지가 취약한 기업은행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일종인 경륜의 총 매출액은 약 2조 2575억원. 이는 지난해에 비해 27.4% 늘어난 규모다.

이용객 수도 905만으로 지난해 보다 60.3%나 급증했다. 당연히 고객총지출액(경륜운용본부의 순매출액)도 6773억원으로 전년대비 27.4% 증가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저원가성예금의 형태로 기업은행에 예치된다. 지난해 자금난에 허덕였던 은행 입장으로선 ‘가뭄에 단비’ 같은 자금줄이었을 것은 당연한 일.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사행산업으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은 저원가성예금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비록 예치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회성 거래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은행의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과 경륜운용본부 사이의 업무협약은 올해로 그 기한이 만료된다. 당초 경륜운영본부는 규정상 공개입찰을 통해 3년에 한번씩 업체를 재선정해 왔다.

올해도 연말쯤 새로운 업체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입찰에도 참여해 큰 이변이 없는 한 독점적인 금융서비스 지원을 이어갈 전망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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