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및 소모전 중지

▲ 지난 16일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김정태 하나은행장(왼쪽)과 김창근 하나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 공동선언식 및 서명식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대한금융신문

공격적 영업 강화 모멘텀

하나은행 노사가 은행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투쟁을 잠정 중단키로 결의했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을지로 본점에서 공동선언식 및 서명식을 갖고 비생산적인 단체행동 자제 및 적극적인 경영정책 협력 등을 사측에 약속했다.

이로써 하나은행은 내부 조직 정비의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영업력을 확장할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하나은행 노사는 “은행의 경영 현안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극복해 은행의 신인도 및 영업력 신장을 제고하는데 노사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동조합은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단체 행동을 자제할 것이며 경영악화 등 필요한 경우에 임금인상 자제 등 경영정책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며 잠정적인 투쟁 중단을 시사했다.

지난해 4차례에 걸친 은행장 고발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았던 노사관계가 이처럼 화합의 분위기로 전환된 배경에는 현재 하나은행 경영여건의 심각성에 대한 노사간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평화선언은 내년 2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M&A를 포함한 금융시장 빅뱅, 자본시장의 전면 자유화로 세계적인 금융기관과의 무한경쟁 등 금융구조의 급격한 환경 변화를 앞두고 노사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은행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2013년 리딩뱅크로 재탄생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 하나은행이 직면한 약 1조7000억원의 법인세 추징 가능성이 이번 평화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노사의 이견은 없다.

이병승 하나은행 노조 정책부장은 “정부가 추징한 법인세를 모두 부과해야하는 경우 하나은행 존립에도 문제가 있다”며 “은행이 없으면 조합원도 없다는 인식 아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은행측이 (평화선언을) 요청해 왔고 노조도 뜻을 같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이어 “그러나 이번 공동선언은 금융권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무조건적인 임금동결 및 무분규를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 경영이 극단적 위기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경우를 고려한 선언적 의미를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평화선언을 통해 하나은행 노사의 핵심 논의 과제인 비정규직 문제도 진일보하게 됐다.

노조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은행측이 기존의 강경했던 태도를 전환한 것.

현재 하나은행 노사는 김정태 신임행장의 취임 후 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신설하고 비정규직 분과를 개설해 논의중이다.

이미 1차 회의를 했고 상반기까지 비정규직에 대한 해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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