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출은 하락, 물가상승률 급등

가계소득 축적으로 소비증가세 확대

의존도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은행도 탄력적인 대응전략 절실

개방과 투자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최근들어 변화를 맞고 있다.

2003년 이후 중국 성장을 이끌어온 투자와 수출은 작년부터 하락 또는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03년에는 1.2%에 그쳤으나 올 1월에는 7.1%로 치솟아 저물가 구조 또한 커다란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엔화의 통화절상, 금리 상승 등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들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현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는 GDP 항목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끈 GDP 항목은 투자 부문이다. 하지만 점차 투자 증가율이 정체되고 있고 성장기여도도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 민간소비는 2006년부터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성장기여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4%에 달하는 GDP 성장 중 소비는 4.4%, 투자는 4.3%, 순수출은 2.7%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투자 정체현상은 중국 당국의 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은 각종 금리의 꾸준한 인상과 규제를 병행하며 투자과열을 제어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의 경우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가계부문의 소득 축적과 함께 소비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투자와 함께 대외교역 부문도 수출을 중심으로 중국의 고도성장에 기여해 왔으나 지난 2005년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양상으로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수입증가율은 2005년 이후 점차 증가하는 모습이다.

수출증가율의 둔화는 과열을 방지하려는 정책당국의 노력과 최근의 대외경기 불확실성에 기인하고 있는 반면 수입증가율의 상승은 소득수준의 증가로 내수부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폭이 지난해부터 감소하고 있으며 대외부문으로부터의 자금유입이 다소 둔화돼 통화증가율이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 구조도 점차 다변화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무역수지 구도는 ‘선진국=무역흑자, 아시아=무역적자’ 형태로 대 미국 무역흑자 규모가 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점차 대 유럽 무역흑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고 아시아 무역 적자규모도 점차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중국의 대외교역 구조는 과도한 ‘미국 편중’에서 벗어나 다변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 안정성은 강화되고 있다.

한편 중국경제의 구조변화와 맞물려 한국의 대 중국 교역도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이 대 중국 수출증가율은 여전히 20%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2006년부터는 수입증가율이 더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입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대 중국 수입은 전년대비 29.8% 증가한 63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 중국 무역수지도 아직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흑자폭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월별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지난해 9월 20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 2월에는 4억달로 흑자폭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대 중국 수출품목에서 찾을 수 있다. 여전히 부품, 기계 등 자본재가 수출품목의 50% 이상을 차지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자본재의 수출액이 원자재를 추월하는 등 자본재 수출은 지난 5년간 40% 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대 중국 수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 중국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가압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분석결과 중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은 국내에서도 약 2분기 이상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나타났다.

또한 중국 물가가 1%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에도 약 0.1%의 상승압력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이른바 중국의 경제구조가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대외교역 구조도 좀 더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은행의 경영전략도 중국경제의 구조적 개편에 대응하는 탄력적인 대응전략이 절실한 상태를 맞고 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