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마인드 제고 위한 각종 제도 운영

직원들 공동경영회의 통해 전략목표 이해
경영진이 연수프로그램 참석해 관심 표명
인력개발 주요사항은 이사회 의제로 채택

HSBC의 인사 원칙은 전세계 어디서나 똑같이 운영된다.

그러나 실제 운용은 상당 부분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 있다.

인사원칙이나 고과, 채용, 실적관리, 경력개발, 리더십 개발 등 인력운용의 토대가 되는 프로그램은 하나밖에 없으나 해외법인들은 각 지역 고유의 역량과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인사 프로그램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근간이 되는 인사원칙은 절대 손댈 수 없다.

예컨대 인사고과의 경우 어느 해외법인을 망라하고 심리테스트, 개인면접, 360도 다면평가 등의 선택사항 중 2개 이상의 평가방법을 반드시 채택해야만 한다.

또한 그룹 공통의 실적평가 기준 사용 및 직전 3년간 실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평가 등도 의무화 돼 있다.

이른바 각 지역의 인재를 두루 고용해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HSBC의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The World’s Local Bank’ 전략이다.

이같은 세계 수준의 로컬 은행 전략에다 HSBC는 글로벌 리더 육성 시스템을 접목시키고 있다.

글로벌 리더 대상자로 선발된 직원은 지역별 또는 사업부별 인재 풀에 등록된다.

선발된 글로벌 리더는 해당 지역 또는 사업 부문에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게 되며, 이후에는 지역이나 사업 부문을 초월해 책임을 지는 포스트에 취임하게 된다.

글로벌 리더로 선발되는 것은 지역 또는 사업 부문의 리더로 진급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HSBC는 General Manager급에서도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HSBC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이들은 선발된 후 3~5년이 지나면 Senior Manager(SM)로 승
진하며, 이후에는 그룹의 집행임원이 될 잠재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글로벌 인재 풀에 선발된 직원은 그룹의 경영진 자리까지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해외근무를 거쳐야만 한다.

그것도 출신지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의 업무 환경을 2회 이상, 최소 5년 정도 경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HSBC그룹 내에서는 해외근무를 경험한 직원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또 세계 82개국에 흩어진 복잡하고 방대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한 별도의 장치도 마련해 놓고 있다.

지역이나 사업 부문의 벽을 초월하기 위해 공동경영회의, 사이버회의, 오프사이트 미팅 등 글로벌 마인드 및 팀워크를 제고하기 위한 장치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연 2회 개최되는 공동경영회의는 매회 40명의 SM이 출석해 조직의 벽을 초월해 다양한 국가와 고객그룹에서 얻어진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된다.

공동경영회의에 참석하는 SM은 현지법인의 대표 또는 직능 부문의 담당 임원, 각 고객그룹 책임자 등이 선발하며, 회의에 참석한 SM들은 이를 통해 글로벌 조직의 일원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일반 직원들은 공동경영회의를 통해 HSBC의 전략목표와 함께 세계 각국에서의 활동 등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회의에 참석한 SM들은 다른 국가 또는 사업부문으로부터 새로운 노하우를 배움으로써 그룹 전체의 시너지 역량 향상을 위해 더욱 매진하게 된다.

이밖에 각국의 글로벌 인재들은 사업 분야별로 개최되는 정례 사이버 회의에 참가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회사 밖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오프사이트 미팅에 출석해 친분을 다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HSBC의 인재육성 시스템은 경영진의 각별한 관심에도 잘 나타나 있다.

HSBC는 인력개발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각 사업부문의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 또는 그룹이사회의 의제로 채택해 놓고 있을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경영진의 높은 관심은 곳곳에서 표출된다.

글로벌 리더로 선발된 직원은 영국에서 열리는 7주간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통상 20여개국에서 선발된 직원들이 30~40명 단위로 참가하는 연수는 해마다 수차례 개최되는데, 여기에는 스티브 그린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자리를 같이 한다.

이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인재에 대한 경영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영진과 글로벌 리더간의 멘토링도 HSBC의 인재육성 시스템의 백미로 꼽힌다.

실제로 HSBC의 경영진들은 그룹내 인간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 풀에 등록된 직원들과 대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재 풀에 등록된 직원들과 직접 만나 경력개발이나 리더십 개발에 관한 내용을 놓고 격의없이 대화를 나눈다.

특히 인재 풀에 막 등록된 직원들의 경우 해당 직원이 원할 때마다 대화시간을 내주는 것은 물론 일정 시간이 경과한 직원들과는 연 2~4회 정도 면담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HSBC의 경영진들은 이같은 대화가 사업을 전개하는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HSBC를 이끌고 있는 그린 회장은 인재 육성 방법과 관련 이런 노력이 HSBC의 글로벌 목표를 성공시키는 필수적인 투자라고 지적할 정도로 HR업무에 정통한 CEO로 정평이 나 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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