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출동 비상급유’ 수요건 증가

손보사, 주유량줄여 서비스 제공

국제 원유가격 상승으로 전국이 고유가 시대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 특약에 가입한 고객들의 비상급유서비스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담이 커진 손보사들이 최근 교묘하게 주유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운행 중 비상시 배터리 충전, 긴급견인, 타이어 교체, 비상급유 등의 서비스(연간 5회까지)를 제공하는 긴급출동 특약 서비스 중 유독 비상급유 이용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메리츠, 삼성, 현대, LIG, 동부화재 등 5개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6회계연도(2006년 10월~2007년 4월) 서비스 이용내역 중 비상급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월평균 4.6%였다.

하지만 2007회계연도 같은 기간 비상급유비율은 0.7% 포인트 상승한 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5.6%로 급상승, 4월 현재 5.7%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름 값으로 소요되는 사업비 부담이 점증하자 손보사들이 긴급주유 서비스의 주유량을 슬그머니 줄여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담비용 만큼 특약보험료를 올리자니 고객 및 시민단체들의 비난이 뻔해 교묘한 상술로 부담을 피해간 것이다.

LIG손해보험은 지난해 7월 약관 개정을 통해 경유차에 대한 주유량을 5리터에서 3리터로 줄였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5년 6월 경유차 5리터, 휘발유차에 3리터를 제공했던 급유서비스를 3리터로 단일화했다.

또 일부사의 경우 급유 횟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 현재 주유량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여타 보험사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의 사업비 증가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유량 축소 제공을 정당화했다.

한편 손보사들은 처음 공짜로 제공해왔던 긴급출동 서비스를 과당 경쟁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1998년 1월 계약부터 배터리 충전, 타이어 교체 등 5개 주요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외한 오일보충, 엔진과열 응급조치 등 ‘응급조처 서비스’를 전면 폐지했다. 그리고 그 이후 무료였던 5개 주요 긴급출동서비스를 차례로 유료화했다.

<張勝鎬 기자>js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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