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법 적용…증권사 지분 처분

제도개선 과정 시너지 모색해야

SK그룹이 SKC&C 상장을 시작으로 지주회사체제를 본격화 하는 가운데 SK증권 매각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매각이냐, 보유냐를 두고 팽팽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SK증권은 지난달 30일 신임사장으로 M&A 전문가인 GE에너지코리아 이현승 대표를 선임하면서 매각설이 증폭된 바 있다.

우선 매각론을 주장하는 논거의 골자는 금산법 적용이다.

SK지주회사로 편입되는 SK네트웍스와 SKC는 각각 SK증권 지분을 22.71%와 12.41%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금융업종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없기 때문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주회사체제 밖에 있는 SK건설이나 SK경영일가에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는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채권단 물량이 얽혀 있는 SK네트웍스 보유지분 매각에 앞서 SKC 보유지분을 우선 매각할 것으로 보여 인수희망 업체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지분을 확보하는 기업이 나머지 지분 인수에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SK계열사 중 금융업은 증권사 밖에 없다”며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증권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은 있지만 SK그룹은 금융계열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회사가 증권산업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지 않는 이상 경쟁력이 떨어지는 증권사를 매각할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SK증권 1인당 생산성(영업이익/임직원수)은 3500만원으로 업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SK그룹에서 증권업을 유지할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같이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금산법이 완화되는 시점에서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다.

아울러 SK네트웍스와 채권단의 채무조정 과정에서 SK투신(현 맵스자산운용), SK생명(현 미래에셋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했지만 SK증권만은 남겨 증권업 지속 영위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타 대형 그룹사의 경우 금산법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증권업에 진출하는 추세”라며 “매각할 의지가 있었다면 지난해 프리미엄 가격이 높았을 때 팔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조회사의 경우 자금조달 창구가 필요한 만큼 증권사를 통해 채권발행, M&A 등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증권은 이같은 매각여부에 상관없이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이미 2007년부터 자산관리 특화 금융투자회사로의 변화를 위해 중기 경영목표를 수립, 시행중”이라며 “지난 4월 자통법 TF를 발족해 신규 업무준비 및 사업모델 개발 등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증권 신임 이현승 대표이사도 취임일성으로 조직의 성장, 윤리, 인재육성을 표방하며 성장을 위해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뜻을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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