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철회 도미노 현상 가속

공모주 청약 미달 사태 속출

IPO시장에 빙하시대가 도래했다.

투자심리 지지선 1600포인트가 무너지면서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울러 IPO를 일정대로 진행했던 기업들도 공모주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로 번져 발행사, 주관사 모두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 C&C가 이달 중순경 진행될 예정이었던 IPO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SK C&C는 증시 침체로 회사 가치가 저평가돼 예상된 공모가보다 낮아질 것을 우려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에서 이 회사는 계열사가 보유한 회사 주식 900만주를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였다.

이에 앞서 한솔교육도 지난달 24일 예상된 공모가보다 대표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제시한 공모가액이 낮아 연내 상장을 포기했다.

이밖에 코스닥 진입을 노렸던 드래곤플라이가 상장을 철회했으며 아세아텍, 약진통상, 인디텍 또한 시장 심리 악화와 경영실적 저조 등으로 자진 취소했다.

기업들이 IPO 일정을 미루거나 상장을 철회하는 이유는 증시침체로 인해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앞서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약세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공모가와 괴리가 생기면서 공모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모주 청약률 미달사태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최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비유와 상징, 명문제약 등은 일부 주관사에서 미달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공모주 청약이 미달될 경우 주관사와 발행사 모두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 상장철회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 IPO 실무자는 “하반기 생보사, 대기업 계열사들의 공모 계획 일정이 잡혀있으나 투자심리 악화 속에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중국 가전업체인 ‘3노드디지탈’이 국내 증시에 상장시킨 이후 중국 기업과 관련된 주식범죄가 발생해 IPO에 대한 투자신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국 비상장주식 거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회사는 지난 2006년 3월 중국 비상장 제약사인 용단생물의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용단생물이 유령회사로 밝혀지면서 주식을 구입한 투자자 120명, 피해액도 최소 30억원 발생해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같이 대내외 악재 속에 IPO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수료 인하 경쟁보다 기업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공정한 가격 제시를 통해 투명성 개선에 업계 스스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