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성장외에 질적성장 이뤄내야

기준가 산정, 백오피스 강화 요구

“해외펀드 투자자가 급증하고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데 반해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증권선물위원회 권혁세 상임위원은 지난 3일 자산운용협회가 주관한 ‘간접투자 회계업무 선진화’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해외투자 증가 및 펀드 투자대상 확대 등에 따라 간접투자재산 평가 및 기준가 산정 등 펀드 회계업무와 수탁업무의 중요성 및 선진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혁세 위원은 “국내 펀드시장의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은 충분하지 못하다”며 “기대수익이 높은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만 힘쓰다보니 업무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소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위원은 “최근 일부 운용사가 펀드 기준가 오류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산운용시장 전체가 백오피스 업무에 대한 중요성 및 경각심을 갖게됐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 맡은 BNP파리바증권 글로벌수탁사업본부 사이몬 워커 부대표도 “파생상품과 대안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기준가격 산정 문제를 비롯한 양질의 업무 프로세스와 인력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직시했다.

사이몬 워커 부대표는 이어 “JP모간체이스, BNY멜론, 씨티그룹 등 글로벌 수탁회사는 매년 자산관리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5000~7000만유로씩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이먼 워커 부대표는 해외진출에 따라 증가하는 다양해지는 파생상품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의 글로벌 수탁회사들이 호주 시장에 진출했다가 현지 특유의 시장과 규제에 맞추지 못해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야 글로벌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글로벌 자산관리서비스산업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HSBC 아태지역 펀드업무 총괄책임자 알래스터 머레이 대표는 “자산운용회사의 핵심역량과 비핵심역량을 구분하고 비핵심역량을 아웃소싱해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우 자산관리서비스의 아웃소싱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알래스터 머레이 대표는 이어 “단 자산운용회사의 활동 범위가 글로벌 단위로 확장되고 있으나 세계 각국의 펀드시장 규제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자산관리서비스 역시 업무절차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수탁업무의 선진화를 위해 오퍼레이션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BNP파리바자산운용 COO(최고조직관리자) 프랑수아 무재는 “바젤Ⅱ협약이 시행되면서 보다 정교한 자본요건이 정의되고 운영위험(operational risk)이 신규로 추가됐다”며 “회사차원에서 운용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기준가격 점검의 내부통제 과정, 기준가격 오류 수정 절차, 주주에 대한 배상 절차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산운용협회는 지난 4월부터 간접투자재산 평가 및 가준가격 산정과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공통의 처리 규정을 제정, 시행하는 등 백오피스(Back Office) 업무를 체계화중이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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