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네트워크 넘어 중남미·유럽으로 확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서 현지화 추진

인도-사무소 개설, 미국-지분인수 진행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경영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 금융벨트에 주력해 온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5월 세계 5대 은행인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과 손잡고 해외진출 무대의 다변화를 꾀했다.

산탄데르와 손잡은 하나금융그룹은 일반적인 양해각서(MOU)와 달리 대부분의 업무분야에서 여타 금융회사를 배제하고 양측이 독점적 제휴관계를 인정키로 해 향후 해외 비지니스에서의 협력관계가 돈독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산탄데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중남미 및 유럽 지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그동안 동남아 시장에 주력해 온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략은 세계를 무대로 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이미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인도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인도 진출을 위해 뉴델리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커먼웰스 비즈니스 뱅크의 지분 인수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수준에 근접해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경영을 동남아 금융벨트를 중심으로 접근해 보는 지면을 마련한다.

◆중국인 대상 리테일시장 공략 한창

현재 5개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경영의 중심에는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작년말 중국 북경에 중국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를 설립한 하나은행은 6월 10일 인민폐업무 인가를 획득하면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로써 명실상부한 현지은행의 모습을 갖추게 된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현지에서 인민폐 예금과 대출업무를 포함한 PB업무와 신용카드 영업이 가능해 현지 소매금융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중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외화 환전서비스도 가능해 져 고객들이 환전업무를 위해 현지의 다른 은행을 찾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아직까지 외국계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동북3성 및 산동성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시장 확대 방안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북경, 상해, 청도, 심양, 연태, 성양 등에 7개의 영업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장춘 분행을 개점할 예정이다.

특히 장춘 분행은 외자 현지법인으로는 처음으로 채널 개설인가를 획득해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또 흑룡강성 하얼빈에도 분행 개설을 추진하는 등 오는 2012년까지 42개에 달하는 영업망을 확충해 리테일은 물론 기업영업 전반에 걸쳐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자은행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최종석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 은행장은 “청도를 중심으로 하는 산동성 시장과 향후 금융시장 발전 가능성이 큰 동북3성에 중점적으로 영업점을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시장 선점을 통해 이 지역에서 최고의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동남아 금융벨트 축으로 베트남 선택

베트남 시장에 대한 하나금융그룹의 관심도 상당하다.

지난해 11월 호치민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베트남 금융시장 진출에 나선 하나은행은 중국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아시아벨트 구축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베트남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한편 현지은행의 지분 인수를 비롯해 현지법인 설립 등을 추진해 베트남을 동남아 네트워크 구축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 현지은행인 Southern Bank와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베트남 금융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outhern Bank는 77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7대 상업은행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하나금융그룹과의 업무제휴를 계기로 은행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지원과 함께 경영, 리스크관리, IT 등 경영전반에 대해 동반 성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Southern Bank는 향후 베트남 현지에 설립하게 될 증권사, 펀드운용사, 보험, 리스 등 자회사에 대한 하나금융그룹의 지분 및 경영참여를 요청해 놓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Southern Bank에 이어 베트남 4대 국영은행의 하나인 베트남 산업은행(BIDV)와 포괄적 업무제휴를 위한 MOU를 최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하나은행과 BIDV는 마케팅은 물론 직원 교류 등 경영전반에 걸쳐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아울러 한국에서 근무하는 5만여 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지원을 위해 공동 노력하는 등 양국간 금융교류에 앞장서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 현지화로 승부

동남아 진출 확대를 위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의 ‘빈탕 마눙갈 은행’을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대주주 적격승인을 거쳐 은행 명칭을 ‘PT Bank Hana’로 변경했다.

인수 직후 유상증자를 통해 PT Bank Hana의 자기자본을 1500만달러로 확대한 하나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비롯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중기 대출과 마이크로 금융 등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PT Bank Hana를 5년내에 지점망 200여개의 대형 은행으로 성장시켜 중국과 베트남을 잇는 동남아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직원 대부분을 현지인으로 채용한 하나은행은 경영진의 과반수도 현지인으로 구성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승부를 걸고 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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