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운용사, 채널다각화 미흡
고질적인 계열사 밀어주기식 펀드영업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증권사보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연구원 ‘펀드 판매채널의 계열사 의존 성향’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5월말 자산운용사의 계열판매사를 통한 설정액은 221조3575억원으로 전체 6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6월 76.7%를 차지했던 계열사를 통한 펀드판매 비중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특히 투자자들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펀드를 비교한 후 가입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판매계열사가 증권사와 은행을 비교했을 때 은행을 주요 계열사로 가진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판매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설정액 상위 자산운용사를 살펴보면 은행을 주요 계열사로 둔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판매비중은 최소 7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증권사를 주요 계열사둔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판매비중은 2008년 5월말 30% 대에 그쳤다.
증권연구원 박창욱 연구원은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망이 잘 확충돼 있는 은행에서 계열운용사 펀드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은행의 펀드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계열사 펀드를 주로 판매하는 현상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판매사가 가격 및 수익률 등과 무관하게 계열사 펀드를 추천한다면 투자자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진입규제 개선을 통해 판매사 위주에서 투자자 중심의 펀드 판매 문화 조성에 나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상품판매법(가칭)을 2009년까지 제정하고 금융상품전문판매업을 도입하는 등 금융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작업을 준비중이다.
특히 금융상품전문판매업이 도입되면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듯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상품 비교 후 가입할 수 있다.
이는 판매채널간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 펀드수수료 인하효과와 함께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하는 방안이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판매회사의 교육 강화와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