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회장 탁월한 경영 능력도 한몫

이 사장 성장 주도한 숨은 공로자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가로막고 있는 국내 은행산업의 특수성 때문에 이른바 주인이 없는 은행들은 중장기적인 경영비전 없이 근시안적인 경영에만 몰두해 왔다.

그 결과 90년대까지만해도 국내 은행을 대표하던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제일은행만이 SC제일은행으로 그나마 명칭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이름마저 지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연임을 보장받기 위해 오로지 단기 경영실적에 치중해 온 은행장 개인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로 금융계는 주요 은행들의 흥망사를 풀이하고 있다.

반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있던 신한은행은 미래를 내다보는 중장기 경영으로 도약에 도약을 거듭해 2000년대부터는 금융지주회사로 성장한 대표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이제 신한금융그룹이 없는 국내 금융산업은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신한’의 영향력은 막강해 졌다.

이같은 신한의 성장 저변에는 빼놓을 없는 몇가지가 있다.

신한문화로 대표되는 신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부 관계자들은 최고의 성장 비법으로 꼽고 있으나 로열패밀리들은 라응찬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실 신한금융의 성장 역사에는 라 회장이 빠지지 않는다. 라 회장이 없는 신한금융그룹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1959년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농업은행으로 금융계에 발을 디딘 라 회장은 국내 은행을 넘어 금융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농업은행에서 근무하다 1968년 대구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75년 당시 대구은행장으로 취임한 김준성 전 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금융인으로서의 일대 전환기를 맡는다.

이어 1977년 제일투금으로 이직하면서 처음 이사로 승진한 후 1979년 상무로 영전했다가, 1982년 신한은행 설립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면서 상무이사로 시중은행의 임원자리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상무 임기를 두번 거쳐 1988년 전무로 승진했다가 3년뒤인 1991년 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내리 3연임에 성공하면서 금융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뇌리에도 ‘금융인 라응찬’을 각인시켰다.
3연임 이후 이인호 전무(현 신한금융그룹 사장)에게 바통을 넘긴 그는 2001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다시 경영 일선으로 화려하게 컴백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랜 재임기간으로 여러차례 시련을 겪기도 한 라 회장은 그 때마다 주변의 지인들과 내부 관계자의 한결 같은 충성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임원 생활만 30년을 넘게 한 최초의 금융인으로서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인호 사장은 특별하게 자신을 드러나지 않으면서 묵묵히 뒤에서 신한금융그룹의 성장을 조율해 온 숨은 공로자로 대표된다.

대전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1966년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이 사장은 1982년 신한은행 개설준비위원으로 참여해 서소문지점장을 거쳐 1991년 이사로 승진하면서 처음 별을 달았다.

이어 1993년 상무, 1997년 전무로 승진했다가 1999년 3월부터 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신한은행의 양적 성장을 주도해 왔다. 또한 2005년부터 신한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영국신사로 통할 정도로 뛰어난 인품을 갖고 있다.

이백순 부사장은 미래의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꼽힌다.

덕수상고 출신의 이 부사장은 제일은행에 있다가 신한은행 출범과 동시에 자리를 옮겨 오사카, 동경지점 등에서 대리와 차장을 지낸 후 일선 지점장을 거쳐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또 동경지점장, 영업추진부본부장을 거쳐 2004년 지주회사 상무로 별을 단 후 2006년에는 다시 신한은행으로 내려와 개인영업추진부 부행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다시 지주회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꼽힐 정도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윤재운 부사장은 서울대 졸업하고 조흥은행에 입행해 신탁업무부장(2001년)과 광화문지점장(2003년)을 거쳐 강동지역본부장(2004년), 중부지역본부장(2005년)으로 있다가 같은 해 신한금융그룹의 상무로 별을 달았다.

지난 해 부사장으로 영전했으며 내년 8월 첫 임기만료를 맞는다. 위성복 전 조흥은행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뛰어난 감각을 자랑하며 상하 관계는 물론 대외 관계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최범수 부사장은 뱅커 출신이 아니다. 경남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강사로 있다가 한국개발연구원(1989년)과 증권거래소(1995년)에 몸을 담았다가,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1997년)과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자문관(1998년)을 지냈다.

이어 2001년 국민주택합병추진위원회 간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취임했다.

또 2004년에는 국민은행의 투신인수 사무국장을 거쳐 크레딧 뷰로(CB)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 및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3월 신설된 한국개인신용(KCB)의 부사장으로 있다가 2007년 5월 신한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표>신한금융그룹 경영진 현황
 성명  직명   생년월일  현직 선임일 최초 선임일 학력
 라응찬  회장  38.11.25 07.3.20 01.9.1 선린상고
 이인호  사장  43.11.2 07.3.20 05.5.25 대전고, 연세대
 이백순  부사장  52.10.8 07.12.20 04.1.13 덕수상고
 윤재운  부사장  51.7.22 07.8.28 05.8.26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최범수  부사장  56.8.8  07.5.28  경남고,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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